조국 '진술 않는다' vs 검찰 '그래도 소환'…각자 속내는?

기사등록 2019/11/26 18:00:00

조국, 지난 14일과 21일 두 차례 조사

진술거부 일관…추후 법정서 적극 방어

검찰, 추가 조사 방침…"본인 확인 필요"

소환 일정은 조율, 절차대로 준수 강조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개입 여부 관련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두번째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2019.11.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일체 진술을 거부하는 가운데 검찰이 추가 조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조 전 장관을 포함해 관련자들의 진술 거부 등을 이유로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검찰이 조 전 장관 추가 조사 방침을 세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전 장관을 추후 3차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 검찰에 처음으로 소환됐고, 일주일 뒤인 21일에 다시 조사를 받았다. 출석은 모두 지하주차장을 통해 비공개로 이뤄졌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등 의혹과 관련해 차례로 신문을 했지만 조 전 장관은 각각의 질문에 "나중에 답하겠다"는 등 여러 방식으로 대답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 전 장관이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 입장으로, 답변으로 인해 검찰에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첫 조사 직후 변호인을 통해 "아내의 공소장과 언론 등에서 저와 관련해 거론되고 있는 혐의 전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서 분명히 부인하는 입장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밝혀, 추후 재판에서 적극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 질문을 듣고 갖고 있는 '패'를 본 후 재판 전략을 짜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방침을 거듭 밝혀왔다. 수사 과정에서 조 전 장관 관련 증거자료들을 확보한 만큼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 자택과 사무실 등 컴퓨터에서 복원한 자료들을 제시하고 본인에게 답을 듣는 것은 조사에서 필요한 절차라는 취지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진술 거부를 하더라도 확인은 최소한 다 해야 한다"며 "물어볼게 100가지인데 아직 다 못 물어본 상황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에 대해 본인한테 확인할 기회는 줘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진술 거부와는 상관없이 준비한 신문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조 전 장관과 가족들 일부가 진술을 거부하면서 수사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검찰은 절차대로 충분한 조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에 대한 비공개 소환이나 심야조사를 하지 않는 점 등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건을 처리할 생각"이라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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