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청와대 앞 "與, 단식 엿새째에도 '패트' 폭거 궁리"

기사등록 2019/11/25 10:06:24

"34개 정당, '떴따방 다당제' 수준…연동형 폐해 드러나"

"패트 원천무효 선언·철회해야…그래야 협상다운 협상"

지소미아 파기철회에 "외교성과? 뭘 얻었나 설명해라"

"잃은 것 많아 면죄부 안 돼…외교·안보라인 교체해야"

인헌고 삭발 "억장무너져"…"러닝메이트제 관철할 것"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청와대 앞 천막에서 6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황교안 대표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11.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김지은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 농성장에서 "제1야당 대표 단식이 엿새째로 접어들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여전히 미동도 안하면서 야합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며 "기어이 한국당을 고립시키고 불법 패스트트랙 폭거를 일으킬 궁리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이곳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을 계속하는 이유는 패스트트랙 전 과정이 불법이고 무효이기 때문"이라며 "자유·의회 민주주의를 침탈해 장기집권을 획책한다는 잘못된 패스트트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34개나 되는 정당이 등록됐다고 한다. 지난 총선 직전과 비교해 2배 가량 많다. 정당 난립, 국회 분열, 정치권 혼란이란 연동형 비례제 폐해가 벌써 드러난다"며 "지금의 국회도 온갖 정치적 이합집산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혼란에 빠져있다. 사실상 정당다운 정당이 몇이나 되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국회도 사실상 '떴다방 다당제' 수준이다. 이런 국회가 과연 힘을 갖고 정부를 견제할 수 있나"라며 "이제 고집 그만 피우고 밥그릇 욕심 내려놓으십시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연동형 비례제의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를 선언하고 불법 사슬을 끊어내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이어 "90일간 충분한 숙의 기간을 보장하는 안건조정위원회에서도 날치기 통과시킨 선거법이다. 27일 부의도 족보없는 불법 부의다. 치유될 수 없는 하자로 점철된 법을 고집하면 안 된다"며 "억지로 통과시키고 나중에 불법성과 무효가 확정되면 얼마나 더 큰 혼란과 갈등이 증폭되겠나"라고 우려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은 그대로 두고 계속 협상하자 한다. 그것은 한쪽에 칼을 들고 협박하며 협상하자는 것"이라며 "여당에 묻는다. 협박인가 협상인가. 패스트트랙 원천무효 선언하고 철회한 뒤 그러고 협상하자. 협상 다운 협상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기 국회 마지막을 남기고 저희가 챙겨야 할 많은 민생법안이 있다. 이 법안들은 어쩌자고 지금 국회만 열면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하자고 한다"며 "여당은 민생엔 관심 없고 오로지 국민 밥그릇과 집권에만 관심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도 청와대를 향해 "막판 파기 철회 결정이 진정한 외교적 성과라면 그 정확한 손익계산서를 공개하라. 뭘 얻어냈는지 설명하라"고 힐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결정 자체는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것이 면죄부는 될 수 없다. 그러기엔 대한민국이 잃은 게 너무 많다"며 "한미동맹을 깊은 불신의 늪으로 밀어넣었고 한미일 공조를 와해 수준까지 끌고 갔다. 지소미아 연장에 미국이 총공세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어떤 일을 벌이는지 모르고 위험한 사고를 연달아 치는 것이거나 작정하고 북한을 유리하게 하는 북중러에 편입해 한미동맹을 깨러는 것이다"라며 "무지의 무모함인지, 의도된 무모함인지 밝혀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어느 쪽이든 더 이상 외교·안보를 맡길 자격이 없다. 현재 외교안보 라인으론 방위비 협상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질질 끌려다니며 얻어맞기만 할게 분명하다"며 "즉각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해 진짜 미국을 설득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진행된 인헌고 학생들의 삭발에 대해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독선과 오만의 좌파 권력은 순수한 학생들마저 극단의 투쟁의 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조희연 교육감을 향해 "아이들이 용기 내 정치편향 교육에 저항했는데 이를 '섣부른 신념화', '독선'이라고 운운하며 모욕과 망신을 줬다. 학생을 위한 교육감이 아닌, 특정 이념과 사상의 교육감을 자처하는 것 같다"며 "우리 당은 교육위원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집중 조사하고 추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특정이념 교육감이 당선돼 교육현장을 특정이념으로 물들이거나 교육을 편향적으로 이끌고 있다. 교육부의 직권 조사를 강력 요구하겠다"며 "저희가 편향된 교육감 폐해를 막고자 교육감 선거 러닝메이트제를 발의했다. 반드시 관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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