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미국이 세운 전후 국제질서, 위험과 혼돈에 빠져"

기사등록 2019/11/11 23:24:49

"강대국 간 경쟁과 포퓰리즘이 전후 국제 체제 위협"

【애틀랜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선거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조지아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대중국 관세를 철회하는 데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관세 철회를 바라겠지만 나는 어느 것에도 합의하지 않았다"라고 말해 미·중 양국이 논의에 따라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는 중국 상무부의 지난 7일 발표를 부인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2019.11.09.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동맹들이 세운 국제질서가 "위험하고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날 CNBC 주최로 아부다비에서 열린 '21세기의 정치적 위험'이라는 제목의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주도의 규칙에 기반한 국제관계 체제가 혼돈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 질서가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우리 모두가 국제적 시스템이 다소 위험하고 혼돈스러운 상태라는 점을 느낄 것"이라며 "우리는 기존에 알던 국제 질서의 와해를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미국과 동맹국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을 골자로 한 전후 국제 질서를 구축했지만 이 같은 체제가 새로운 종류의 안보 위협, 강대국 간의 경쟁, 국수주의 포퓰리즘 등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라이스 전 장관은 "러시아가 이전보다 다소 쇠퇴한 강대국이라면 중국은 떠오르는 강대국"이라며 "대중 관계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오늘날 미국이 마주한 현실적인 도전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라이스 전 장관의 이날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정치경제 영역에서 기존에 내려오던 방식을 뒤집는 접근법을 취하면서 미국의 대내외 정치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중국은 관세와 보복제재를 주고받으며 무역 갈등을 빚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포퓰리즘과 보호주의를 부추겨 미국의 이익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도 하다. 
 
라이스 전 장관은 "포퓰리즘, 국수주의, 보호주의, 고립주의 역시 현 체제에 도전을 가한다"며 "사람들은 엘리트와 제도들이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으며 세계화 역시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45년 이후 글로벌 경제 성장을 유지시킨 것은 현재의 국제 경제 시스템이라고 강조하며, 이 체제를 지켜내려면 각국 정부가 교육, 기술 등의 분야에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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