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측근 통해 '우크라 원조' 대가 압박" NYT

기사등록 2019/11/11 13:41:31

줄리아니 측근 변호사 주장…대가성 인정 취지

【포츠머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루디) 줄리아니가 지난 8월 미국 뉴프셔 포츠머스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연설을 하는 모습. 2019.11.11.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이자 '우크라이나 스캔들' 핵심 인물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측근들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군사원조 대가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줄리아니의 측근 쪽 변호인이 이같은 주장을 해 더욱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줄리아니의 사업상 동료인 리브 파르나스가 지난 5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취임을 며칠 앞두고 키예프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파르나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주요 관련자 중 한 명으로, 그의 변호인인 조지프 본디 변호사가 NYT에 정보를 제공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르나스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신임 정부 측 인사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및 그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조사를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파르나스는 특히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원조도 동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이는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대가성(quid pro quo)'을 시인한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자리에는 역시 줄리아니의 사업상 파트너인 이고르 프루먼, 그리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측근인 세르히이 셰피르 보좌관이 참석했다고 한다. 본디 변호사는 당시 대화가 줄리아니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 문건에 총 35차례에 걸쳐 이름이 언급된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우크라이나 정부에 전달하는 등 스캔들에 깊숙이 연루된 인물이다. 파르나스는 줄리아니의 사업상 파트너로, 프루먼과 함께 우크라이나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파르나스를 제외한 당시 회동 참석자들은 이번 주장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줄리아니는 NYT에 "단언컨대 나는 그런 걸 말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NYT는 "파르나스의 주장은 거짓이며 원조 또는 부통령의 취임식 참석은 언급되지 않았다"는 프루먼 측의 주장도 함께 보도했다. 셰피르 보좌관 역시 문제의 회동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회동에서 군사원조가 언급됐다는 점은 부인했다.

지난 8월12일자 내부고발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자신의 국내 정적인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압박하고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해 러시아 저지 목적의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한때 보류시킨 '대가성 의혹'도 받고 있다.

아울러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의 '바이든 수사'를 끌어내기 위해 양국 정상회담 일정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또 지난 5월20일 젤렌스키 대통령 취임식에는 펜스 부통령 대신 릭 페리 에너지장관이 참석했는데, 이 역시 우크라이나 정부 압박 일환이라는 게 이 사건 내부고발자의 주장이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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