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갈등에 '중기부 패싱'…역할도 권한도 모호

기사등록 2019/11/08 08:20:00
【서울=뉴시스】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제1차 AI 제조데이터 전략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19.11.07.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새로운 산업이 등장한 뒤 현행법과 전통산업의 반발에 막혀 갈등이 벌어져도, 정부 차원의 조율이 원할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 규제와 산업마다 소관 부처가 달라 정작 벤처·스타트업 담당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벤처업계 등에서는 중기부가 부로 승격한 이후 그나마 나아졌지만 업계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해결하는데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고 있다. 갈등을 빚고 있는 산업과 해당 법령은 대부분 다른 부처 소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검찰의 기소로 문제가 된 타다의 경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운송 관련 정책은 국토해양부 소관이다. 기존 택시업계가 극심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육성을 맡고 있는 중기부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테이블 자체가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타다 관련 논란이 벌어지고 있을 때 중기부는 물밑에서 중재를 하는 역할을 하는데 머물러야 했다. 벤처업계는 결국 공이 검찰로 넘어가 기소까지 이뤄진 것에 대해 "정치와 정부가 갈등의 조율에 실패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공유숙박 등의 서비스는 문체부 소관이고, 주류 통신 판매 문제로 사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나우버스킹의 스마트오더 서비스는 국세청에 걸려 있다.

이 때문에 벤처업계는 사업자들이 애로를 겪을 경우 이를 취합해 소관 부처에 따로 만나 의견을 내고 있다. 중기부에 직접 의견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중기부 역시 소관 부처에 의견을 '전달'하는데 그치기 때문에 소관부처를 직접 만나는게 낫다는 것이다.

올해 국감에서 이런 문제가 공개적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은 지난달 8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새로운 형태의 산업 간 충돌이 잦은데 이 과정에서 중기부의 목소리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용주 의원은 "중기부는 이름에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함께 붙어있다"며 "타다를 개발한 곳은 벤처기업이 아니냐, 어찌보면 관련 문제의 주도권이나 처리방향에서 중기부가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충분히 그런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감하면서도 "다만 타다와 택시의 관계 법령은 국토부 소관"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기술 발달, 그리고 소비 패턴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타다 등의 사안에서 중기부가 소극적이지 않았으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법이 국토부 소관 법안이기에 중기부는 상생차원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었던 한계가 있다"며 "최근에는 우리 경제 구조가 스타트업을 필두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만큼 정부내 역할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더 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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