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례회의서 '청천 계획' 서명…실질적 이행조치 미흡
리간제 '대기 개선' 자신감도…반기문·조명래 "비장 각오"
한중일 LTP 보고서, 이달 최초 공개…12월 예보정보 공유
하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이행조치는 미흡한 만큼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은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19 한-중 환경장관 연례회의'를 열어 '청천(晴天·맑은하늘) 계획' 이행방안에 서명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2월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환경장관 회담'에서 대기분야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한 후 처음 열렸다.
회의 결과인 청천 계획은 중국 북부지역 6개 도시의 대기질을 공동 관측·연구·조사하는 한중 간 미세먼지 저감 공동계획이다. 지난 회담에서 대기오염 저감 협력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으로 발전시키자고 협의만 했을 뿐 별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양국의 협력 의지를 외교문서로 명문화했다.
청천 계획에는 정책 및 기술 교류와 공동연구, 기술산업화 협력 등 3개 부문의 이행 방안이 담겼다.
정책 및 기술 교류 부문에서는 대기오염 방지 기술 능력을 높이기 위해한국의 국립환경과학원과 중국의 대기오염방지 연합센터 간 인력과 기술을 교류한다. 노후 경유차 등의 배기가스 규제와 친환경 자동차 확충을 위해 협력한다.
동북아시아 미세먼지 이동을 과학적으로 밝혀줄 내용이 담긴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LTP·Long-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ants in Northeast Asia) 보고서'가 곧 공개된다. 한·중·일 3국 정부가 처음으로 국외 영향의 기여율에 대해 인정하는 연구결과로, 이를 계기로 예보 및 대기질 모의계산 응용 기술교류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기술산업화 협력 부문에서는 대기오염 방지기술 실증화하는 환경산업 협력을 도모하고 매년 대기환경산업박람회를 공동 개최한다.
청천 계획의 세부 협력사업의 발굴과 이행상황 점검 등 총괄 관리와 조율은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에 개소한 한중환경협력센터에 맡기기로 합의했다.
조 장관은 지난 1일 발표한 '미세먼지 고농도시기 대응 특별대책'과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0~2024)을 소개하며 "한국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우리 하늘에서 미세먼지를 걷어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한중은 가까운 이웃이자 호흡 공동체로서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자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저감을 위해 비장한 각오로 과감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우려는 여전히 크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려면 앞으로 양국은 보다 활발히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저감 노력을 강화했으면 한다. 가까운 미래에 양국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리 장관은 자국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 및 관련 기술을 칭찬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중국의 경험을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공유할 용의가 있다며 강한 자신감마저 보였다. 하지만 한국으로 유입되는 중국발(發) 미세먼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리 장관은 "중국은 대기오염 대응에 큰 힘을 기울여 풍부한 성과를 거뒀다. 전례 없는, 국제사회에서도 아주 드문 사례"라며 "외부환경이 변해도 잘 이행해 나갈 자신감과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우리(중국)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로 한국 환경부와도 잘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문제에 대한 반성과 비장한 각오를 드러난 한국과 달리 중국 측의 진정성을 불신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정부도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상당한 부분이 중국에서 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고 인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더 양국 간 협력을 통해 우선 자국의 미세먼지를 줄여서 국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양국의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 저감 여건을 (함께) 가져가자라는 한 단계 앞선 결의로 봐달라"고 해명했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