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율 약 30%…집주인은 '세입자 구하기 전쟁'
물량 많지만 전셋값 높아…입주초기 대비 1억↑
집값 급등해 전세 저렴한 수준…추가로 오를까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인근 중개업소. 부동산 합동점검으로 문을 닫은 중개업소가 많았지만, 그나마 문을 연 곳도 손님 없이 한가했다. 인근 A중개업소는 "손님이 귀하다"며 "집주인들은 원하는 옵션을 맞춰줄 테니 세입자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한다"고 전했다.
강동구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입주 한 달. 입주율은 약 30%로, 새 아파트 치고는 입주가 더딘 편이다. 내달 20일까지 잔금을 납부해야하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에어컨을 옵션으로 제공하는 등 '세입자 구하기 전쟁'에 들어갔지만, 전세는 입주 초기보다 올라 세입자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B중개업소는 "25평 기준 3억원 후반대 물량이 있었는데 물량이 쏟아져 전세가격이 떨어질 거란 생각에 미리 계약한 물건들이었고, 입주하면서부터는 4억~4억5000만원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좋은 동호수에 옵션 있고 융자가 없으면 4억5000만원 이상으로 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세 매물은 넘쳐나는 상황이다. 집주인들은 에어컨을 1~2개 설치하는 등 옵션을 제공해준다며 세입자를 끌어들이고 있고, 일부 중개업자들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잔금을 대납한다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중개업소는 "입주 마감일은 정해져 있는데 세입자가 1~2월에 들어오려고 하는 경우 부동산에서 손님을 받으려고 잔금을 대신 납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며 "그만큼 전세 물건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입주 마감일까지 전세가격이 다시 3억원대로 떨어질 지는 미지수다. 내년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의 1세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2년 거주로 강화되면서 집주인들이 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매물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방학을 앞두고 이사철이 다가오면 학군을 고려해 전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다.
지난달 14일 기준 KB부동산 리브온 시세에 따르면 고덕그라시움 전용 84㎡의 평균 매매가격은 13억2500만원이며,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의 40% 수준인 5억4000만원이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7억8500만원이나 된다.
입주일이 다가오면 현 시세에서 1000만~2000만원 내려갈 수도 있지만, 앞으로 나오는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잔금 납부를 마친 집주인들이 전세가격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입주하는 날 잔금을 납부하기 마련인데,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입주율은 30%대에 머무는 반면, 잔금 납부 비율은 50%나 된다"며 "사다리차로 이사를 할 수 없어 하루에 2~3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입주하기 때문에 입주가 더디지만 생각보다 여유를 두고 잔금 납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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