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운영위 국정감사 질의에 답변…"軍, ICBM 이동식으로 발사"
안보실 1차장 "北 능력으로 봤을 때 TEL 발사 힘들어"…답변 재확인
2017년 11월30일 北 공개 영상…화성 15형 9축 이동식 차량서 발사
정부, '화성 15형=ICBM급' 평가…기존 경우와 다르다 해명 가능성
정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합동참모본부 얘기로는 ICBM 발사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동식발사기지(TEL)로는 얼마든지 발사할 수 있다고 한다"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북한이 2017년 11월29일 ICBM인 화성 15형을 발사한 뒤 그 이튿날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9축 이동식 발사 차량인 TEL에서 발사가 이뤄졌다는 부분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데, 정 실장은 기초적인 사실 관계를 뒤집은 것이다.
북한이 지난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증명하기 위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에 대한 의미 부여 과정에서 나온 정 실장의 이러한 발언은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ICBM 발사는 동창리 시험장에서만 이뤄질 수 있고, 동창리 시험장을 폐기했으니 핵무기 투발 수단인 ICBM 발사 능력을 잃은 것이라는 게 정 실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ICBM 발사=동창리 시험장'이라는 논리의 출발점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청와대와 군 당국 모두 당시 화성 15형을 명확히 ICBM이라 규정하지 않고, ICBM급 미사일로 평가해왔다는 점에서 추후 해명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
하 의원은 "그러면 군에서 답변을 잘못한 것인가"라고 물었고, 정 실장은 "네. 우리는 그렇게 판단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정 실장은 "누가 그렇게 답변했는가"라고 물었다.
이후 배석해 있던 관계자로부터 하 의원에게 답변한 사람이 김영환 합참 정보본부장이라는 사실을 확인 받았다.
정 실장은 "합참 정보본부장 답변 내용을 파악해 보겠지만 ICBM은 TEL로 발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 발 물러난 태도를 보였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재 북한의 능력으로 봐도, ICBM은 TEL로 발사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TV는 핵무력 완성 선언 하루 뒤인 2017년 11월30일 오후 총 분량 4분 가량의 화성 15형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화성 15형은 9축 이동식 발사대 차량에 실려 창고에서 나온 뒤 어두운 새벽 콘트리트 바닥 위에서 발사되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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