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사이 영 기리기 위해 제정된 사이영상
로저 클레멘스, 7차례 수상으로 역대 최다 수상
오는 14일, 2019 사이영상 수상자 발표
전문 용어, 복잡한 규칙 등으로 스포츠 보기가 힘들다고요. 뉴시스가 스포츠 초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풀어쓰는 스포츠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스잘알(스포츠 잘 알고봅시다)이 재미있는 스포츠 소식과 독자들이 어려워하고 궁금해하는 것을 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 2019시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의 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사이영상'이다.
시즌 초부터 류현진의 활약이 거듭되자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시즌 중반부터는 사이영상 레이스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사이영상 후보로 언급된다는 것만으로도 류현진이 얼마나 대단한 시즌을 치렀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사이영상은 메이저리그에서 그해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 투수상이기 때문이다.
사이영상(Cy Young Award)은 '위대한 투수' 사이 영(Cy Young)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사이 영이 아니다.
본명은 '덴턴 트루 영'이지만, 사이클론(Cyclone)처럼 공이 빠르다는 의미에서 생긴 별명 '사이 영'으로 유명했다.
영은 1890년부터 1911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꾸준히, 무시무시한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전설'로 기억될 법하다.
통산 906경기에 등판, 7356이닝을 던지며 511승(315패), 평균자책점 2.63을 올렸다.
영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이닝, 최다승, 최다패 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영은 또 선발 등판한 815경기 중 749경기에서 완투했다. 이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완봉승도 76차례 수확했다. 노히트 노런은 세 차례, 퍼펙트 게임도 한 차례 달성했다.
1937년에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영이 1955년 세상을 떠난 뒤, 메이저리그는 영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1956년부터 사이영상을 시상하기 시작했다.
1966년까지는 양대 리그를 통합해 한 명에게만 시상을 했던 사이영상은 1967년부터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수상자는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로 구성된 투표인단의 투표로 결정된다.
매년 각 리그에서, 각 팀당 두 명의 대표 기자를 선정한다. 이들(내셔널리그 30명, 아메리칸리그 30명)이 해당 리그 투표에 참여해 수상자를 뽑는다.
투표 방식은 몇 차례 변화를 거쳤다. 2010년부터는 기자 한 명당 1위부터 5위까지 투수 다섯 명을 뽑고 있다.
순위 별로 점수에 차등을 준다. 1위 표는 7점, 2위 표는 4점, 3위 표는 3점, 4위 표는 2점, 5위 표는 1점으로 계산된다. 모든 득표를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투수가 상을 받는다.
투표는 정규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투표 시점도 정규시즌 종료 직후다. 포스트시즌 경기 내용이 투표에 영향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올해 사이영상 투표는 이미 마친 상태다.
사이영상이 제정된 후, 첫 번째 수상의 영광은 돈 뉴컴(당시 브루클린 다저스)이 안았다. 뉴컴은 1956년 38경기 27승7패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으로 초대 수상자로 선정됐다.
첫 번째 사이영 수상자를 탄생시킨 다저스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이영상 주인공을 배출한 팀이다. LA 다저스에서는 전신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부터 총 12차례 수상자가 나왔다.
사이영상을 가장 많이 받은 투수는 로저 클레멘스다. 클레멘스는 1986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1987년, 1991년, 1997년, 1998년, 2001년, 2004년 등 총 일곱 차례 사이영상을 수집했다. 2004년에는 역대 최고령인 42세의 나이로 사이영상을 받았다.
랜디 존슨은 다섯 차례(1995·1999·2000·2001·2002년) 수상으로 그 뒤를 잇는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 연속 수상에 성공한 존슨은 그렉 매덕스(1992~1995년)와 나란히 역대 최다 연속 시즌 수상 기록을 작성했다.
사이영상을 2차례 받은 선수는 19명이다. 이 중 현역 선수는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와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 세 명이다. 커쇼와 셔저는 총 3차례, 클루버는 2차례 '최고의 투수'로 선정됐다.
셔저는 201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수상했고, 워싱턴으로 이적한 뒤에는 2016~2017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역대 만장일치 수상은 총 23번있었다. 샌디 쿠팩스는 3차례(1963·1965·1966년) 사이영상을 받았는데 모두 만장일치 수상이었다.
사이영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수상한 선수는 총 10명이다. 가장 최근에는 2014년 커쇼가 사이영과 MVP를 모두 품었다.
아시아 출신 투수가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된 적은 없다. 2006년 대만 출신 왕첸밍과 2013년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가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한국인 투수가 사이영상 투표에서 표를 받은 적도 없다. 이번 시즌 류현진의 사이영상 레이스가 국내팬들에게 더 화제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이번 사이영상 투표에서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표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BBWAA는 오는 5일 최고 득표자 3명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오는 14일에는 사이영 수상자가 발표된다.
ju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