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조기 총선안 하원 통과...야권 12월 9일 수정안은 부결
존슨, 네 번째 시도만에 조기총선 확정 "힘든 선거 되겠지만 최선 다하겠다"
총선안, 상원 승인·여왕 재가 거쳐 발효...의회, 11월 6일 해산 전망
여론조사 "집권 보수당이 압도적 우세"
하원은 이날 존슨 총리가 12월 12일 조기 총선을 위해 상정한 단문 법안을 2차 독회(법안의 전반적 취지에 관한 승인 절차)에서 표결 없이 구두상으로 통과시켰다.
하원은 이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제안한 조기 총선일 12월 9일 수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반대 315표, 찬성 295표로 부결됐다.
곧바로 12월 12일 조기 총선을 확정하기 위한 표결이 진행됐고 안건은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가결됐다.
이로써 존슨 총리는 올해 7월 취임 이후 네 번째 시도 만에 조기 총선 실시를 위한 하원 관문을 통과했다. 그는 9월에도 두 차례 조기 총선안을 하원에 상정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존슨 총리는 이날 조기 총선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뒤 기자들과 만나 "힘든 선거가 되겠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원을 통과한 조기 총선안은 상원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별다른 반대에 부딪히지 않을 전망이다. 상하원 절차가 모두 끝나면 법안은 이번주 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가를 거쳐 발효된다.
BBC방송에 따르면 법안이 무사히 발효될 경우 의회는 11월 6일 해산된다. 이어 12월 12일 총선을 위한 5주간의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영국에서 12월 총선이 실시되는 건 1923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12월 12일을 조기 총선일로 직접 명시한 짧은 법안을 이날 다시 하원에 상정해 통과를 노렸다. FTPA를 우회하는 이 방법은 단순 과반(320명) 찬성만 확보하면 가결된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이날 표결에 앞서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안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동당은 그동안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조기 총선 지지를 거부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우리는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됐으며 노딜 브렉시트가 배제되면 지지할 것임을 지속적으로 말해 왔다"며 EU가 브렉시트 3개월 연장을 허용하면서 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EU는 27일 영국의 요청대로 브렉시트를 이달 31일에서 내년 1월 31일로 연기했다. 존슨 총리는 이달말 EU 탈퇴를 고집했지만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보류하며 그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존슨 총리는 EU가 브렉시트 3개월 연기를 승인하는대로 12월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선거를 통해 집권 보수당의 과반 의석을 재확보한 뒤 다음 마감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고 주장했다.
브렉시트 향방은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노동당을 비롯한 야권이 선전한다면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 2차 국민투표, 브렉시트 철회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현재 여론조사상으로는 존슨 총리의 보수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존슨 총리는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했음에도 야권이 다음 절차를 방해하고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전망이다.
'브리튼 일렉츠'에 의하면 이달 25일 기준 보수당은 지지율 35.1%로 노동당(25.4%)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밖에 자유민주당(18.1%), 브렉시트당 (11.3%), 녹색당(4%) 등 군소야당들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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