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첫 모친상…文대통령 굳은 표정으로 빈소 이동

기사등록 2019/10/29 21:16:07

현직 대통령이 부모상 치르는 첫 사례

1974년 육영수 여사 시해 때는 국민장 열려

文대통령, 조용히 가족장 치르겠다는 의지 강해

모친 별세 직후 굳은 표정으로 빈소로 이동

빈소 주변 출입 엄격 통제…이재명 근조기 반려

가족·지인만 출입 허용할 듯…이호철 모습 포착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부산 중구의 한 병원에서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임종을 지켜본 이후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2019.10.29.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임종을 지키고 빈소로 이동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부친상이나 모친상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의 가족으로는 1974년 8월15일 광복절 행사 때 시해된 육영수 여사의 장례가 국민장으로 치러진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외부 조문 없이 조용히 장례를 치르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특별휴가를 내고 강 여사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 임종을 지켰다. 고인은 문 대통령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7시6분 눈을 감았다.

문 대통령은 오후 7시26분께 병원에서 나와 빈소가 마련된 부산 시내 모 성당으로 이동했다. 검은 양복에 흰 와이셔츠 차림의 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 안에서 두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문 대통령의 얼굴에선 깊은 슬픔이 묻어났다.

병원 주변에는 청와대 참모, 취재진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도 몰렸다. 차량 주변에 있던 한 여성 지지자는 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문 대통령은 그 소리를 듣고 손을 살짝 들어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가족들이 탄 승용차는 오후 7시45분께 반소에 도착했다.

빈소가 마련된 성당 주변은 철저히 통제돼 신원이 확인돼야 출입할 수 있는 상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보낸 근조기가 현장에 도착하기도 했지만 외부 조문·조화 등을 받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반려됐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부산 중구의 한 병원에서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임종을 지켜본 이후 빈소로 이동하는 차량에 타고 있다. 2019.10.29.yulnetphoto@newsis.com
현장에서는 문 대통령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출입을 허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참여정부 때 문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오후 8시40분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특별휴가를 내고 부산을 찾았다. 규정상 5일까지 휴가를 낼 수 있지만 얼마나 부산에 머물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장례가 3일장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30일과 31일 일정은 연기된 상태다.

청와대는 정치권 등 외부 인사 조문 뿐 아니라 청와대 직원들의 조문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모친상을 치르는 동안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청와대에서는 주영훈 경호처장과 신지연 1부속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최상영 2부속비서관 등 최소 인원만 문 대통령을 수행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지에서도 혹시나 있을 긴급한 상황 등의 보고가 필요할 경우도 있어서 그런 상황에 대비해 공간 확보 등의 조치를 다 취한 상황"이라며 "청와대는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해서 평상시와 똑같이 일상적인 근무를 서게 된다. 청와대 직원들이 함께 단체로 조문을 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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