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과 관련해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재차 선을 그었다.
홍경식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29일 한은과 한국지급결제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에서 '지급결제 환경변화와 중앙은행의 정책방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를 의미한다.
홍 국장은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 계획 발표 이후 주요국에서 CBDC 발행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현금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고, CBDC 발행이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도 아직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지급결제 민간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와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현금 제조·유통 비용을 절감하려는 개발도상국 등 특수한 환경에 처한 일부 국가에 국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금융결제망, 신용카드 등 이미 선진적인 지급결제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다양한 지급 수단이 발달해있기 때문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급수단으로서 현금 사용은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혁신의 소외 계층이 발생할 수 있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국장은 "고령층·저신용층 등의 디지털 금융격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특정 지급수단으로의 과도한 집중 여부 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각 지역별로 대면점포와 자동화기기 등을 일정 수준 유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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