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750만 시대…한국 사회 '단기 일자리' 급증

기사등록 2019/10/29 12:00:00

통계청 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 결과

8월 비정규직, 87만 늘어난 748만명

"기간제 35만~50만명 추가 포착돼"

"ILO 따라서 통계 기간 기준 바꾼 탓"

추가 포착분 빼도 37만~52만명 많아

보건·숙박음식점업서 10만명 이상씩

60세 이상 29만, 20대 24만명 늘어나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24일 오후 대구 달서구 용산동 도시철도 2호선 용산역 분수광장에서 열린 ‘2019 대구여성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여성 구직자들이 채용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2019.10.24. lmy@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세종·서울=뉴시스】김진욱 위용성 기자 = 지난 1년새 한국 사회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87만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통계 기준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그에 의한 추가분(35만~50만명)을 제외하더라도 37만~52만명이 더 늘었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2019년 8월 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비정규직 근로자는 748만1000명이다. 지난해 8월 661만4000명보다 86만7000명 많다. 2016→2017년(9만7000명), 2017→2018년(3만6000명)보다 증가 폭이 뚜렷하게 크다.

이와 관련해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준 변경에 따라 과거 조사에서 포착되지 않던 기간제 근로자가 추가로 포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노동기구(ILO)는 임금·비임금근로자를 나누는 기존 지위 분류 체계에서 기간 기준을 강화해 임금 근로자를 세분화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강신욱 통계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10.29. yesphoto@newsis.com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에 없었던 고용 예상 기간 등 기간 기준이 강화됐다. 과거 조사에서 포착되지 않던 기간제 근로자가 3월 이후 35만~50만명가량 추가로 포착됐을 것으로 통계청은 추정한다. 강 청장은 "기간제 근로자 추가 포착분이 포함돼 전년 대비 증감을 비교하기는 곤란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2018→2019년 늘어난 비정규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 추가 포착분 35만~50만명을 36만7000~51만7000명 초과한다. 이와 관련해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 비정규직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 추가 포착분 이상으로 많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17만5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1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11만6000명)에서 각각 10만명 이상씩 증가했다. 이 수치에는 기간제 근로자 추가 포착분이 반영돼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28만9000명으로 증가 폭이 컸다. 재정을 투입하는 '노인 일자리' 영향이 일부 반영됐다. 20~29세(23만8000명), 50~59세(13만명), 30~39세(11만9000명), 40~49세(9만1000명)가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근로 형태별로 나누면 한시적 비정규직 478만5000명(23.3%), 시간제 비정규직 315만6000명(15.3%), 비전형 비정규직 204만5000명(9.9%) 등이다.

전체 임금 근로자는 2055만9000명이다. 전년 2004만5000명 대비 51만4000명 증가한 규모다. 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 1343만1000명에서 1307만8000명으로 35만3000명 줄어들었다.

정규직 근로자 수 감소와 관련해 통계청은 "기준 변경에 따라 추가된 기간제 근로자 중 일부가 정규직 근로자에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복 갱신·시간제·용역 근로자 등을 제외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OECD Temporary Workers)으로 산정한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전체의 24.4%다. 임금 근로자 2055만9000명 중 500만9000명이 이에 해당한다.

2018년 기준 주요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스페인 26.8%, 폴란드 24.4%, 네덜란드 21.5%, 한국 21.2% 순이다. 캐나다(13.3%), 독일(12.6%), 영국(5.6%) 등은 한국보다 낮았다.


str8fwd@newsis.com, u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