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 "불확실성 장기화가 노딜 브렉시트보다 나빠"

기사등록 2019/10/21 23:23:00

佛유럽장관 "英, 연기 원한다면 타당한 조건과 이유 제시해야"

【런던=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1일 유럽연합(EU)과 정부가 마련한 새 브렉시트 합의안의 영국 의회 승인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FT, 가디언, BBC 등은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표결이 진행된다면 집권 보수당 소속 의원이 285~290명, 보수당 탈당파 의원들이 18~19명, 제1 야당인 노동당 의원 8~11명, 무소속 의원 4~5명이 찬성표를 던져 과반인 320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19일 런던 의회에서 하원 의원들을 향해 연설 중인 존슨 총리. 2019.10.21.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프랑스 정부는 21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장기화가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보다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아멜리에 드 몽샬린 프랑스 유럽담당장관은 이날 프랑스 RM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최악의 브렉시트는 노딜이 아니다. 불확실성의 장기화"라며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무작정 지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몽샬린 장관은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정치 불신이 심화하고 있다며, 영국 정부와 의회가 브렉시트 예정일(이달 31일)이 오기 전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몽샬린 장관은 "타당한 조건이나 이유가 없다면 추가 연기는 안 된다"며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원한다면 추가로 주어질 시간 동안 무엇을 완수할 수 있을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U가 영국 내 정치 싸움이 야기한 '이모빌리즘'(immobilism. 현상을 유지하려는 정치)에 빠지면 안 된다며 "6개월이 더 필요하다는 이들도 있는데 무엇을 위한 6개월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선거나 새 국민투표를 위해서라면 우리도 논의해 볼 수 있다"며 "하지만 보리스 존슨에게 '과반이 당신을 따르지 않지만 기적이 일어날 지도 모르니 시간을 주겠다'고 말하기 위해서라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하원은 지난 19일 영국 정부와 EU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을 보류했다. 하원은 브렉시트 이행을 위한 입법이 완료될 때까지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겠다며 정부가 EU에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도록 했다.
 
존슨 영국 총리는 의회가 강제한 대로 브렉시트를 이달 31일에서 내년 1월 31일로 미뤄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보냈다. 이어 본인은 추가 연기에 반대한다는 뜻을 두 번째 서한을 통해 밝혔다.
 
EU는 브렉시트 추가 연기 허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브렉시트를 추가로 연기하려면 EU 27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EU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브렉시트를 올해 3월에서 이달 31일로 연기한 바 있다.
 
EU가 그동안 질서정연한 브렉시트를 강조한만큼 이번에도 연장을 승인할 거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지만 EU 내부적으로도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놓고 이견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8일 EU 정상회의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면 10월 31일 마감일을 지켜야 한다"며 "뭔가 대대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연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역시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 타결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따라서 연기를 논의할 이유도 없다. 이제 해야만 한다"고 영국을 압박했다.
 
EU가 어쩔수 없이 브렉시트 연기 요청에 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브렉시트 연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EU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은 브렉시트 성사 여부를 둘러싼 공은 영국으로 넘어갔다면서도 "연기 요청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회원국들과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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