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95년 만에 여왕 연설 부결될 가능성도"
'브렉시트의 완성' 메시지 담길 예정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4일 오전 11시15분(현지시간) 의회 개원 연설인 '여왕 연설(Queen's speech)'에 나선다.
영국 여왕은 하원의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의회에 나와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을 담은 연설을 한 뒤 의회에 승인을 요청한다. 여왕의 연설문은 국왕이 직접 읽지만 내용은 정부 여당이 작성한다. 이날 연설에서는 정부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계획과 함께 22개의 법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의 하원 의석이 총 650석 중 288석에 그친다며 이날 여왕 연설은 95년 만에 처음으로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연설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브렉시트' 관련 법안들이다.
영국 정부는 여왕 연설을 국내 문제에 초점을 맞춰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존슨 총리가 어떤 일이 있어도 10월31일 유럽연합(EU)을 탈퇴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날 연설에 'EU 탈퇴 동의안'과 브렉시트 관련 법안이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FT, 가디언 등은 여왕 연설에 '브렉시트를 완성하라(Getting Brexit done)'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BBC는 여왕 연설문에 "브렉시트 후 영국의 번영을 도모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라고 보도해 한 차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국 내부적으로는 범죄자에 대한 강경한 처벌과 관련한 법안들이 발표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법안으로는 국제범에 대한 강경 단속안이 꼽힌다. 영국 정부는 이들이 각국의 추방 명령 등을 어긴 것과 관련해 형량을 몇 개월에서 많게는 몇 년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영국이 브렉시트 후 역내 송환을 쉽게 하는 유럽체포영장(EAW), 유럽 공동경찰인 유로폴, 국경요원들에게 범죄 혐의자들에 대한 신속한 경보를 제공하는 솅겐정보체계(SIS) 등에서 분리되는 만큼 이를 대체할 만한 법안이 제안될 전망이다.
이민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안도 발표된다.
BBC에 따르면 새 이민법은 저숙련 이민자의 제한과 고숙련 노동자의 장려를 골자로 한다. 영어를 잘하는 이민자를 중심으로 받으며, 런던이 아닌 곳에서 거주하는 이들을 위한 보조금 제도도 도입된다.
국민건강보험(National Health Service)에 대한 개혁도 이어진다.
존슨 총리가 약속했던 새로운 병원 건설과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법안이 이날 발표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날 여왕 연설이 국회의 승인에 실패한다면 정부의 계획은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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