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14일 오전 철도노조 파업으로 일부 연착
서울교통公 11~15일 준법투쟁, 16일 파업 예고
주말 열차 이용객 불편 속출…"시민이 볼모인가"
1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철도노조 파업이 종료됨에 따라 코레일이 일부 운행을 맡고 있는 수도권 전철 1·3·4호선은 첫차부터 정상화 수준을 회복했다. 코레일이 출근시간 시민 불편이 없도록 파업 대체인력을 수도권 전철에 집중 투입해 운행률을 99% 수준으로 유지한 결과다.
그러나 철도노조가 파업을 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해당 구간을 이용한 승객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부천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24)씨는 "지난 12일 오후 온수역에서 지하철 1호선 의정부행 열차를 이용했는데 연착으로 인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면서 "같은 시간 노량진역에서도 친구가 1호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탄 열차가 노량진에 도착할 때까지 지하철이 한대도 지나가지 않아 결국 같은 열차에 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말 내내 1호선은 지옥철 그 자체였다. 연착이 계속되고 운행도 너무 느리게 해 답답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 주말 내내 서울지하철 1호선 등 철도노조 파업 구간에는 수시로 "파업으로 인해 열차가 지연 운행되고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열차 수가 줄어든만큼 열차마다 탑승하는 승객이 배로 늘어 열차 내부는 '지옥철'에 가까웠다.
이로 인해 승객들간 다툼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 늦은 저녁께 1호선 열차 내에선 한 승객이 뒤에 있던 승객을 향해 "밀지 말라, 못배운 사람도 아니고"라며 화를 내자 상대편이 "네가 더 못 배운 것 아니냐"고 맞받아치는 등 열차 곳곳에서는 만원지하철에 예민해진 승객들의 다툼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철도노조의 파업은 종료됐으나 승객들 불편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관리하는 서울교통공사노조가 11~15일 안전운행 확보 준법투쟁에 돌입한 것은 물론, 오는 16일부터는 총파업까지 예고했기 때문이다.
준법투쟁은 시민안전 확보와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정시운행 등 열차운전, 시설보수, 차량검사와 정비 등 각종 규정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을 지켜 열차 출발을 늦추는 것이다. 파업보다 낮은 단계의 쟁의행위다.
이날 오전 7시께 잠실역 내 서울지하철 2호선 플랫폼에서 만난 김상철(61)씨는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계속 앞차와 간격을 유지한다며 열차를 멈춰 약속시간에 못 맞출 뻔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일부터 지하철이 파업한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봤다"면서 "본인들 힘든 것은 알겠지만 지하철은 공공서비스아닌가. 시민들을 볼모로 내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남역으로 출근하기 위해 같은 열차를 기다리던 박영인(32·여)씨도 "수요일부터 지하철이 다 파업하면 택시나 차는 밀릴 것이고,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버스 밖에 없는데 많이 불편할 것 같다"며 "빨리 지하철 노사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임금피크제 폐지 ▲지하철 안전인력 충원 ▲4조2교대제 근무형태 확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사측이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16∼18일 1차 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이후에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11월 중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gahye_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