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20년 만에 서비스 종료 수순 밟나

기사등록 2019/10/11 17:31:59

싸이월드 웹페이지·모바일앱 접속 불가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싸이월드'가 홈페이지 접속까지 끊기며 20년 만에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휩싸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웹페이지와 모바일앱 모두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다음달 12일 홈페이지 도메인까지 만료되면 싸이월드 서비스는 공식적으로 종료된다.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가입자들이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 60억건, 다이어리글 20억건, BGM 5억 3000만건 등 데이터가 없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1999년에 시작한 싸이월드는 2001년 미니홈피라는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를 시작해 일 접속자 700만명, 월 접속자 2000만명으로 성장한 세계 최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외국산 SNS에 입지를 내주게 됐다. 결국2014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29명의 종업원 지주 회사로 완전 분리됐다.

이후 싸이월드는 모바일 버전을 출시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사용자는 돌아오지 않았고, 또 다시 자금·인력 부족 등으로 위기에 몰렸다. 전 직원의 크라우드 펀딩 시도도 목표 금액을 달성하지 못해 어려움은 더욱 심해졌다.

그렇게 분사 2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서비스 중단을 검토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던 싸이월드는 프리챌 창업자 전제완 사장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재도약을 꿈꿨다.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 가량 투자도 이끌어내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삼성의 투자금을 기반으로 2018년 3월 선보였던 뉴스 선별 콘텐츠 앱 '큐(QUE)' 서비스까지 올해 1월 중단하면서 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큐'가 삼성전자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와 연동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무너졌다.

대신 싸이월드는 전제완 대표를 필두로 신임 경영진과 함께 'STO(증권형토큰공개), 스위스 증시 상장' 등의 내부 전략과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 디지털 테마파크 기획' 등의 신규사업 런칭으로 수익 구조 다변화를 준비했다.

특히 싸이월드는 '싸이월드 3.0' 프로젝트에 미니홈피와 결합된 블록체인 기반의 보상형 플랫폼으로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비판적 시각과 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빛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회사 직원들이 월급까지 제대로 받지 못해 대부분 퇴사했다는 말까지 업계에 돌았다. 현재 싸이월드 관계자들과의 전화연결도 되지 않고 있다. 내선전화도 먹통이다.

한 때 가입자 수 3200만명, 2010년 매출 1090억원에 이르렀던 토종 SNS 싸이월드가 또 다시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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