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26% "지하철 배려석 이용 못해"…"주위 시선 부담"

기사등록 2019/10/11 17:27:25

10월10일은 임산부의 날…임산부배려 설문조사

이용자 60%도 '불편'…"일반인, 자리 안 비켜줘"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임산부의 날인 10일 서울 광진구 군자역에서 출발해 고속터미널역으로 향하는 7호선 지하철 안에서 서울도시철도공사 지하철도공사 지하철 임산부 배려 캠페인 홍보대사 양수경과 유후와 친구들 캐릭터 패미가 임산부 배려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16.10.1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임산부 4명 중 1명은 지하철 객실 안 임산부 배려석을 한 번도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려석에 앉을 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되거나 이미 다른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1일 보건복지부 의뢰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진행한 온라인 '임산부배려 인식 및 실천수준 설문조사'(지난달 26일~이달 5일) 결과를 보면 임산부 500명 중 25.8%는 임산부 배려석을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항상 이용했다'는 응답률은 4.2%에 그쳤으며 '자주 이용했다' 16.8%, '가끔 이용했다' 53.2% 등이었다.

임산부 배려석을 전혀 이용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임산부들은 1순위로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부담(민폐)을 주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임산부 배려석에 이미 일반인이 앉아 있거나 자리가 비어있지 않아서, 양보를 받지 못해서 등 이용하고 싶어도 앉지 못하는 경우가 19.4%로 뒤를 이었다.

이용하지 않은 이유를 1순위와 2순위까지 더하면 '임산부 배려석에 앉으면 사람들이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이용하지 않는다'는 답이 33.3%로 가장 많았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하려면 주위 눈치가 보인다는 얘기다.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배려석을 이용할 때 불편했는지 묻자 60.6%가 '예'라고 답했다.

불편했던 이유는 '일반인이 착석 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서'가 76.9%(1순위)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복응답(1순위+2순위) 때 이 비율은 88.0%까지 높아졌다.

이어 '배려석이 부족해서' 12.9%, '임산부인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5.8% 순이었다. '위협을 가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두렵다'는 임산부도 2.7%였으며 임산부 티가 나지 않거나 배가 부르지 않은 경우 노인들로부터 '양보하라'는 말을 들어 불편했다는 임산부도 1.8%였다.

이에 임산부들은 10명 중 6명이 '배려석은 비워두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비워두기보다 양보가 좋다는 응답률은 38.8%였다.

임산부의 42.2%는 임산부 배려석을 지금과 같이 교통약자석처럼 2석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임산부 배려석을 2석 유지하되 일반인이 앉을 수 없도록 지정석으로 운영하자는 의견은 32.8%였다.

나머지 임산부들은 교통약자석 이용 대상에서 임산부를 제외하자는 의견이었다. 14.2%는 '배려석 2석 유지'를, 10.8%는 '추가 설치'를 선호했다.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0.8%는 임산부 배려석을 알고 있었다. 81.1%는 배려석이 비어 있어도 앉지 않았으며 17.4%는 앉아 있다가 임산부가 오면 일어났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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