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北日 대화퇴 충돌…北,中에 어업권 매각 후 원양어업 나서

기사등록 2019/10/07 18:15:54

지난 수년간 대화퇴에서 신경전 격화돼

1~8월, 북한 어선 498척 퇴거 명령 받아

【서울=뉴시스】 일본 해산보안청 소속 선박(오른쪽)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내에서 불법 조업을 벌이는 북한 어선을 퇴거 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사진출처:해산보안청) 2017.09.01.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북한 어선이 7일 오전 일본 서부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 인근 동해상에서 일본의 어업단속선과 충돌한 것은 예견된 사고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선박이 충돌한 장소는 오징어 등이 풍부한 황금어장 대화퇴(大和堆·일본명 야마토타이) 인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최근 몇년 들어 양국은 대화퇴 어장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날도 북한 어선이 10월 오징어잡이 시즌을 맞아 대화퇴로 내려왔다가 일본 단속선과 충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수산청은 침몰한 북한 어선이 오징어잡이 배로 보였으며, 이에 북한 어선에 음성으로 퇴거 경고를 하던 중 충돌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북일 어선 충돌과 관련해 최근들어 북한 어선이 동해에서 주변국과 마찰을 빚는 사안은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외화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연안 어업권을 중국에 매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2016년 한국 정부 조사를 인용해 북한이 중국에 어업권 매각으로 약 3000만달러(약 359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전했다.

어업권 매각으로 북한 어민들이 연안에서 조업할 수 없게 되자 위험을 무릅쓰고 원양으로 출어를 나가면서 한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과 마찰이 잦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 김정은 지도부도 중국에 밀수하기 위한 목적에 원양어업을 장려하고 있어 북한 어선의 원양어업을 부추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수산청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8월5일까지 대화퇴에서 불법 조업한 북한 어선 등 498척에 퇴거 경고를 했으며, 이 가운데 121척에 물대포를 방수했으며, 오징어잡이 시즌이 시작된 지난 5월부터 북한 어선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대화퇴에서의 퇴거 경고 수는 2016년에 3681번, 2017년 5191번, 2018년 5315번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당국도 주변국과의 마찰에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 8월23~24일에는 북한 공선(公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노토반도 인근 해역에서 일본 수산청 어업단속성과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향해 "북한 영해에서 즉시 퇴거하라"며 영유권을 주장해 북일 간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당시 북한 선박은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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