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 북한대표는 "결렬" 미국 대표는 "좋은 대화"

기사등록 2019/10/06 06:59:56

미 국무부 "2주 뒤 회담재개 이미 수락했다"

스웨덴 정부 거듭 중재 나서

【서울=뉴시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국 결렬됐다고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발표했다. 사진은 일본 NHK 보도 장면 캡처. 2019.10.6.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북미 실무자협상이 끝난 뒤 북한 김명길 대표는 "결렬"로 발표한 반면 미국 정부는 "양측이 좋은(good) 토론을 가졌다"며 2주일 뒤 회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 협상대표 김명길 대사는 스톡홀름에서 회담을 마친 뒤 통역을 대동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한국어로,  통역은 영어로 성명서를 읽어 발표하면서 "스톡홀름 회담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결렬되었다.  불쾌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서 " 이유는 순전히 미국이 종전의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우리가 이미 미국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면서 "이번 조미(북미) 실무협상이 실패한 원인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시정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불씨를 살리든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든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의 모건 오타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김대사의 발언은 8시간 반이나 진행된 "좋은 토론" ( good discussion)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은 말이라며,  미국 쪽은 이미 2주일 뒤에 다시 스톡홀름에 돌아와 대화를 계속해달라는 스웨덴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오타거스 대변인은 " 미국 대표는 이미 지난 해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회담의 합동성명에서 발표했던 항목들에 대한 실천 방안에 대해 여러 개의 새로운 안을 이미 검토해가지고 나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의 70년에 걸친 한국전쟁과 적대관계의 유산을 주말 단 하루의 회담으로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협상장인 콘퍼런스 시설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 (Villa Elfvik Strand)은 스톡홀름 군도의 한 섬이다. 이 곳에 김명길은  3일에 먼저 도착했고 스티븐 비건 미국 대표는 4일 도착했다고 스웨덴의 TT통신은 전했다.
 
 회담의 결렬을 선언한 북한 대표단은 회의 당일 먼저 회담장을 나와 승용차를 타고 떠난 것으로 보도되었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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