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승주 안채원 기자 =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불거진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한국당은 국정감사를 이유로 검찰에 일정 조율을 요청하는 한편, 굳이 국감 기간에 공개적으로 소환 요청 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서울남부지검은 나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 17명에 대해 오는 7~11일에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보냈다고 4일 밝혔다. 나 원내대표 등은 국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27일 검찰은 한국당 의원 20명에게 지난 1~4일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발송한 바 있다. 당시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출석요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황 대표는 지난 1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당시 황 대표는 검찰 조사 전 취재진과 만나 "다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소환에 응하지 말라"고 말했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5시간 조사를 마친 황 대표는 "부당한 고소·고발에 따른 수사로 결과적으로 불법이 된 사건에 출석해 진술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보임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저희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 측은 이번 소환 요청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유석 수석 원내부대표 대행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티타임에서 "아시다시피 지금 국감 중이라 한시도 국회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검찰이 집중해야 할 것은 조국 수사인데 국감 실시기간 중 출두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환통보한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 수석 부대표 대행은 "(조국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소환 일자를 공개적으로 알리지도 않고 비공개 소환했으면서, (한국당의 경우) 공개했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어 "(늘 말씀드린대로) 문희상 국회의장의 불법 사보임에 대한 소환조사가 먼저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당일 기자들에게 "당 대표가 책임을 나눠지겠다고 해서 당 대표와 제가 출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의원들이 출석할 이유없다. 저는 언제든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나 원대대표는 국정감사 기간 중에는 출석이 어렵다고 판단해 검찰에 이를 전했고, 검찰은 일정을 다시 논의해 회신을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와 관련해 수사 대상이 된 현직 국회의원은 모두 110명이다. 자유한국당이 이 가운데 60명으로 가장 많고 더불어민주당이 39명, 바른미래당이 7명, 정의당이 3명, 무소속이 1명(문희상 국회의장)이다.

수사에 협조해온 더불어민주당 등과 달리 자유한국당은 출석 불응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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