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계획은 웡 비서장이 출마를 선언한 이후 공개됐다. 웡 비서장은 전날 "11월 선거는 우리의 불만을 보여줄 수 있는 첫 제도적 수단"이라면서 "홍콩 정부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높은 득표율이 필수적이다"고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전날 SCMP에 "전날 입법회와 중국 연락사무소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각한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에서 투표를 취소하는 것을 검토했다"면서 "반정부 시위대가 친중국 성향 후보들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투표소를 포위할 경우 불공정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 당일 투표를 취소할지 여부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달려있다"면서도 "우리는 투표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시위자들의 의도를 배제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전체 투표를 연기하는 것은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친중 성향인 이른바 건제파 입법회 의원인 에드워드 라우는 SCMP에 "정부가 비상계획을 세우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38만6000명이 새로 유권자 등록을 하면서 총 유권자수는 412만명으로 늘었다. 이는 2003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18~35세 유권자 등록률이 전체 연령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인 전년 대비 12% 급증했다.
웡 비서장은 "정부가 11월 민주파가 압승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조치를 내놨다"면서 "민주파는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투표소를 혼란에 빠뜨릴 이유가 없다. 오히려 친중파가 투표소 밖에서 오성홍기를 흔들며 시위를 할 확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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