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시위 영향 본토 확산 저지…네티즌 20명 조사받아

기사등록 2019/09/06 15:45:58

당국, 홍콩 송환법 공식 철회 보도도 통제

【홍콩=AP/뉴시스】12일(현지시간)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시위대가 "눈에는 눈" "흑경(나쁜 경찰), 눈 내놔라" 등의 구호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홍콩 경찰이 고글을 착용한 한 여성 시위자에게 고무탄을 쏴 고글을 깨고 들어간 탄환이 여성을 실명시킨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2019.08.12.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 당국은 홍콩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시위의 영향이 본토까지 확산되는 것을 전력 저지하고 나섰다.

6일 자유아시아방송 중국어판에 따르면  후난성 주저우시 경찰 당국은 온라인을 통해 홍콩 시위에 지지를 표명한 네티즌 20명을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받도록 했다. 이들 네티즌은 오른쪽 눈을 가리고 찍은 셀카 사진을 SNS에 올려 홍콩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암시했다.

지난달 11일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하자 눈을 가리는 행위는 홍콩 시위대나 지지자들의 일종 퍼포먼스가 됐다.

이밖에 중국 당국은 인터넷 통제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이용해 송환법 관련 보도를 통제하고 있다.

중국에서 바이두 등 포털사이트에 '홍콩', '홍콩시위', '송환법' 등을 입력하면서 중국 관영언론이 게재한 홍콩 시위에 대한 보도나 정부의 공식 반응을 담은 것 외에 시위대의 시위 모습, 홍콩 경찰의 강경진압 상황 등을 담은 글과 사진, 영상 등이 대부분 차단된 상태됐다. 웨이보에서도 댓글 기능이 부분적으로 차단된 상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특히 지난 4일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 공식 철회를 선언한 것에 대해 엄격히 통제했다.

【홍콩=AP/뉴시스】5일 홍콩의 한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인간띠를 이뤄 시위를 벌이고 있는 두 학생이 리락쿠마 인형을 잡고 있다. 2019.09.06
람 장관의 발표가 나온 후 신화통신, 중국중앙(CC)TV 등의 관영 매체는 이를 간략하게 보도했을 뿐 이를 상세하게 다루지 않았다. 앞서 홍콩 시위대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훼손하는 모습 등을 상세하게 보도하면서 홍콩 정부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기사를 연일 쏟아냈던 것과는 대조된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가 시위대에 '양보'했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의 중국 전문가인 퍼거스 라이언은 SCMP에 "중국 당국은 송환법 철회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분노가 자신들을 향할 가능성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면서 "시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나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에 양보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인 출신의 정치분석가 후핑은 “중앙정부의 일시적 침묵은 철회 결정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중앙 정부는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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