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논문부터 사모펀드 의혹까지…조국 "불법 없다" 정면돌파(종합3보)

기사등록 2019/09/03 01:52:45

조국, 청문회 무산에 국회 찾아 기자간담회 자청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의혹, 충실히 답할 것"

딸 논문 의혹에 "당시 1저자 기준 느슨했다 생각"

"사모펀드 구성이나 운용 과정 모르고 관여 안 해"

"출국한 5촌 조카, 빨리 귀국해 수사 협조해주길"

"웅동학원 이전 공사, IMF로 대출 못 갚고 빚더미"

딸 관련 가짜뉴스 등 토로하며 눈시울 붉히기도

"법무부 장관되면 가족 관련 수사 일체 보고금지"

"만신창이 됐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볼 것"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9.02.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형섭 임종명 강지은 이승주 이재은 윤해리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자녀 논문 의혹과 사모펀드 투자 논란, 웅동학원 소송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여야의 합의 불발로 사실상 무산되자 국회를 직접 찾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소명에 나선 것이다. 이날은 인사청문회법에 규정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법정시한이다.

조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청문회가 오늘 열리길 기다려왔다"며 "그러나 이제 더 기다릴 수 없고, 어떤 형식과 방법으로도 많은 의혹과 논란에 대해 충실히 답하고 설명 드리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그간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서는 "과분한 기대를 받았음에도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법적 논란과 별개로 학생들과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불법·편법 행위는 없었다'며 의혹을 하나하나 소명했다.

◇딸 논문 의혹에 "과정 상세히 알지 못해…MB정부 인턴십 권장"

조 후보자는 딸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2주간 인턴활동으로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지금은 없어졌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입학사정관 제도가 있었다"며 "당시 학교나 언론 모두 인턴십을 하라고 권장했고 그에 따라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런 인턴십 제도를 이용할 수 없었던 많은 분들이 있다. 그 점에서 저희 아이도 혜택을 받은 것"이라며 "그 점에 대해서는 저를 비난해 달라. 그러나 당시 10대 고등학생이었던 제 딸을 비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아비로서 생각한다"고 했다.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그 과정을 상세히 알지 못했고 최근 검증 과정에서 확인하게 됐다"며 "논문 과정에서 1저자에 등재된 문제에 대해서도 교수님이나 우리 가족 어느 누구도 연락드린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논문의 책임 저자였던 교수님이 인터뷰한 것을 봤더니 당시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것 같다"며 "당시 시점에는 1저자, 2저자의 판단 기준이 조금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 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기실로 향하고 있다. 2019.09.02. photo@newsis.com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에 앞서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다니며 서울대 총동창회가 운영하는 재단에서 두 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저의 어떤 가족이든 장학금에 대해 어느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동창회 측으로부터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장학금을 받게 된) 그 사유는 알 수가 없다"며 "서울대에 전화를 해서 반납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더니 서울대 장학회에서 한 번 받은 장학금은 반납이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사모펀드 구성·운용 알지 못해…5촌 조카 빨리 수사 협조하길"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선 "아시다시피 제 처(妻)가 그 사모펀드에 투자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저든 제 처든 사모펀드 구성이나 운용 과정 등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조 후보자 부인 정모 씨는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임하던 시절인 2017년 7월 두 자녀와 함께 전 재산보다 많은 74억5500만원을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하기로 약정하고, 10억5000만원을 실제 납입했다.

이런 가운데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 씨가 해당 사모펀드 운영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5억원을 투자하고,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 씨가 코링크PE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조국 일가 펀드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제가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고 난 뒤에 '개별 주식은 보유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의견을 들었다"며 "그래서 '사모펀드를 포함한 펀드에 투자하면 되겠냐'고 공식적으로 질문을 했고, 허용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공직자 재산신고를 민정수석이 되고 난 이후 총 3번 했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되고 난 이후에도 국회에 제출했다"며 "만약 이것이 불법이라고 생각했다면 신고를 아예 안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9.02. photo@newsis.com
특히 코링크PE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라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5촌 조카는 저희 집안의 장손에 해당된다"며 "제사 등 1년에 1~2번 보는 정도인데, 저희 집안에서 주식 관련 전문가라고 하면 그 친구 1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가지고 있던) 개별 주식을 제 처가 팔아서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5촌 조카에게 물어봤더니 '자기가 아주 친한 사람이 이것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해줬다"며 "그래서 그 펀드에 넣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 펀드가 어디에 투자를 하고 어떻게 운용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2~3주 사이에 (운용) 보고서를 찾아보니 '본 펀드 방침상 투자 대상을 알려드릴 수 없다'고 돼 있었다"며 "이른바 '블라인드 펀드'라고 한다. 그 이름도 처음 알았다"고 전했다.

5촌 조카가 코링크PE와의 관계 등을 설명하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5촌 조카로부터 코링크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고,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한 바도 없다"고 했다. "회사 자체가 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5촌 조카에 대해 "실제 5촌 조카가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는 저도 알지 못한다"며 "하루 빨리 귀국해서 수사에 협조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검찰에서 빨리 밝혀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웅동학원 논란에는 "사재 털어 운영…국가·사회에 환원할 것"

웅동학원은 조 후보자의 선친이 이사장이었고 현재 모친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학재단이다. 앞서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 회사가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대금 소송을 이어왔고 웅동학원은 무대응으로 일관해 패소했다는 내용을 근거로 사기소송 등의 의혹이 제기돼왔다.

조 후보자는 웅동학원에 대해 "임명이 되든 안 되든 여러 재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게 전혀 없다"며 "절차에 따라 어떤 형식으로든 국가나 사회에 돌릴 생각이다. 선친도 (웅동학원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겠다 선언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간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9.02.kkssmm99@newsis.com
그러면서 "선친은 통상 말하는 사립학교에서 이사장 활동비, 차량 제공 등 하나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사비를 들여 법정부담금, 세금 등을 다 내놨다"며 "2010년 이사회 회의록에도 '조 이사장이 법인을 이끌어오면서 학교 이전 공사에 거액의 사재를 출연하고 매년 700만~800만원의 재산을 납부하고 있다'고 한 기록이 있다"고 했다.

조 후보자에 따르면 선친은 웅동학원을 인수한 후 교육청 허가를 받아 학교 이전을 진행했다. 부지를 팔아 공사대금을 마련하려 했으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터졌다. 이 사태로 부지는 본래의 반값도 아닌 상태로 경매가 됐고, 대출을 갚지 못해 연대보증을 서 빚을 떠안았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선친은 웅동학원 이전 공사를 했던 모든 하도급 업체 중 유일하게 제 동생 회사에는 돈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동생이 신용불량자가 됐다. 소송은 남은 채권을 확보하려고 한 것이다. 물론 그 채권은 집행되지 못하는 채권"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웅동학원 수익용 재산이 130~200억원, 교육용 기본재산은 60~80억원 정도라고 한다. 이를 팔면 동생의 채권 뿐 아니라 여러 채권을 다 정리하고도 남는다는 것이 확인돼 선친이 이를 처리해 빚을 갚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를 위해 동생에게 사무국장 직위를 준 것이다. 그것도 무급"이라고 했다.

웅동학원 재산을 처리해도 채무를 변제할 정도의 수준이 안 될 경우 사회에 환원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조 후보자는 "각 재산의 가격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약속은 지킬 것이고 이 사태를 해결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곘다"고 답했다.

◇"딸이 벌벌 떨고 있다" 울컥…"SNS 중단할 필요 없어"

조 후보자는 이날 딸에 대한 비판을 해명하던 도중 울컥하기도 했다. 모두발언에서 "제가 이번 일로 여러 번 초라한 순간을 맞는다 해도 부당하게 허위사실로 제 아이들을 공격하는 일은 멈춰 달라"고 발언한 데 대해 몇 가지 사례를 꼽아달라고 한 데 대한 답변에서였다.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어느 언론사인지 모르겠는데 혼자 사는 딸 아이 오피스텔에 남성 기자들이 밤 10시에 문을 두드린다고 한다. 저희 아이가 벌벌 떨며 안에 있다"며 "그렇게 생활하는 게 맞느냐. 부탁드린다. 저를 비난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족 관련 질문에 답하며 울먹이고 있다. 2019.09.02. photo@newsis.com
조 후보자는 또 "제가 어떤 여배우의 스폰서라고 한다. 제 딸아이가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며 "애초부터 명백한 허위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그런 비판을 하고 공격을 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과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발언이 화살이 돼 돌아오는 것과 관련, 법무부 장관이 돼도 SNS를 계속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 시절에 했던 말이 지금 돌아와서 저를 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후에도 SNS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의 조국과 현재의 조국 공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인 소신을 밝히는 문제와 그 소신을 제 삶에 관철시켰는가는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불일치에 대해 달게 비난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진보와 개혁을 얘기해놓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딸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를 이용하도록 방치했다. 그 점에서 저는 불철저했고 안이했다"며 "제가 해야 할 일은 괴리로 인한 실망을 누그러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이 될 경우 사법 개혁이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는 "가족이 수사 대상이 됐을 때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느냐로 읽힌다"며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제 가족과 관련한 수사 일체에 대해 보고를 금지하겠다. 어떠한 보고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 수사로 사법 절차가 진행된다면 스스로 거취 표명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만신창이가 됐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겠다. 그리고 힘이 부치면 조용히 물러나겠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거취 표명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 발언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모든 공직을 내려놓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면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퇴를 의미하느냐에 대해서는 "그것은 말씀드릴 수 없고, 상응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임명될지 안 될지 알 수 없지만 그와 무관하게 펀드든 아이가 받았던 장학금이든 다 정리해서 흙수저 청년이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어린이를 위한 장학금이든 모두 환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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