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정옥 후보자 자녀 의혹 맹공…보고서 채택은 추후에(종합)

기사등록 2019/08/30 21:19:45

후보자 딸 고교 3학년 당시 책 출간…출판·입시 특혜 의혹 제기

송희경 "더민주캐슬 패밀리된 것 어떻게 생각하나, 동의하나"

조국 후보자 관련 질의하며 답변 유도…'돌려까기'도 시도

與, 반박 질의·정책 질의 중심으로 '후보자 지키기'로 맞서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 이정옥) 인사청문회에서 이정옥 후보자가 선서를 하고 있다. 2019.08.30.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명 김지은 구무서 기자 =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30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후보자 딸에 관한 의혹 검증이 주를 이뤘다. 여당에선 의혹 제기에 대한 반박과 정책 검증으로 맞섰다.

야당 의원들은 후보자 자녀가 고교 3학년 당시 쓴 도서 관련 의혹과 이를 통한 대학 입학 특혜 의혹을 중점으로 문제점을 제기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보자의 딸이 고교 3학년 때 부모 도움을 받아 쓴 책을 활용해 연세대에 '무수능 전형'으로 합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송 의원은 "고교 3학년이 책을 쓸 수는 있지만 혹여 '엄마 도움', '부모 도움'을 이용해 스펙으로 간 게 아닌가 의심이 간다"며 "고3은 수능 때문에 바쁜데 대형출판사를 통해 250페이지의 책을 단독 저자로 출간했다. 더 문제는 책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추천서를 썼다. 당시 KTF의 조용주 사장, 인도의 제11대 대통령 압둘 칼람의 추천사가 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출판할 때 한 번, 추천자를 쓸 때 한 번 해서 엄마 도움을 2번 받았다. 출판이 된 뒤에는 언론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서 후보자의 딸은 '나는 국내 대학의 법대를 진학하고 싶다'고 당당히 밝혔고 이후 연대 법대에 글로벌리더전형으로 갔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국민 일반 눈높이보다 우위를 점했다. 이해가 어려운 점 충분히 알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 했다. 출판에 있어서는 도움을 주지 않았고 인도 대통령이 추천사를 써준 것은 "제가 도왔다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엄마 덕분에 딸이 스펙을 쌓아 대학에 입학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대학이 (딸 저서의) 추천사만 보고 입학을 결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딸의 대학) 원서 쓰는 것에 글자 하나도 도와준 적은 없다. (딸이) 1학년 야간 자습 때 틈틈이 쓴 글을 (출판사에) 전했고 출판 기획에 돌입한 것도 2006년 6월의 일"이라며 딸의 대학 입학이 정당하게 이뤄졌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 이정옥) 인사청문회에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며 자신이 준비해온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9.08.30.since1999@newsis.com

송 의원은 추가 질의에서 이 후보자에게 "더민주캐슬의 패밀리가 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동의하나. 관련 보도에 대한 댓글이 굉장히 분노스럽다. '고등학생이 어떻게 책을 쓰나', '연세대는 촛불집회를 안 하나', '반성도 반성이지만 이 정도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지 않나, 사퇴하는 게 맞지 않나' 이런 댓글들이 있다"고 전했다.

송 의원은 자녀의 일본 유학 관련 내용을 고의로 누락했다며 법 위반을 인정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제가 눈높이에 맞지 못하고 법에 대해 섬세하게 살피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한국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국 돌려까기'식의 질의도 나왔다.

김성원 의원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미성년자 고교생과 합의 하에 한 성관계는 처벌하지 말자'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것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 후보자는 "(미성년자) 보호 입장을 견지한다"면서도 "타 후보에 대해 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현아 의원은 조 후보자의 학술논문 제1저자 등재된 것이 학계에서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저는 대학에 있어서 고교생을 제1저자로 올리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자료수집 기여 정도 등에 따라 제1저자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때까지 논문 제1저자가 무조건 교수 이름이 되는 것에 대한 문제점 지적도 있어왔다"고 밝혔다.

야권은 이외에 후보자의 강연비 등 기타소득에 대한 탈세 의혹, 출장과 관련해 가족을 동반했는지 스폰서를 통하지 않았는지 등을 비롯해 후보자가 해외 송금을 하는데 있어 외환거래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등을 문제제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야권 공세에 반박하는 질의를 이어갔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 이정옥) 인사청문회에서 이정옥 후보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8.30.since1999@newsis.com

임종성 의원은 "본 의원이 볼 때 후보자 딸의 입시문제는 큰 잘못이 없다고 보인다. 입시에 맞춰 지원했고 해당 학교가 뽑았다. 그걸로 끝난 일이다. 그런데 이것을 성적표까지 공개하면서 검증할 일이 있는지 참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후보자 딸의 책을 공개하며 "목차를 몇 개 부르면 ▲컴퓨터로 그렸다가 퇴짜 맞은 숙제 ▲동아리 축제에서 파스타를 팔다 ▲아플 수 없는 한국 학교, 아파도 되는 미국 학교 등을 보면 아이가 본인이 느낀 점을 쓰지 않는 한 나올 수가 없다"고 했다.

표창원 의원은 "딸의 책 내용은 본인의 체험이다. 다른 사람은 쓸 수 없다. 부모와 함께 해외에서 체류했던 경험들인데 '왜 고등학생이 책을 쓰냐'는 문제제기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당 의원들은 정책 질의를 통한 방어에도 나섰다.

표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문제를 언급하며 이를 책임질 여가부 장관으로서의 소회를 물었다. 이 후보자는 "많은 할머니들은 경제적 보상이 아니라 존엄·명예회복을 더 강조한다. 그 점이 일반적인 전시 성폭력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큰 차이점"이라고 답했다.

제윤경 의원은 청년층에서 드러나는 남녀갈등 문제의 원인을 물었다. 이 후보자는 "지난 70년간 성인지 교육이 여성에게는 적극적으로 됐는데 사회적으로 성 격차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체된 사회발전이 문제다. 인지에 대한 성격차 문제를 적극 살피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청문회에서는 자료제출 미비, 사전 서면질의 답변 부실 등을 지적하는 야권의 공세가 거셌다. 이에 본 청문회는 오후에서야 진행되기도 했다.

여가위는 각 당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여부는 다음달 1일께 다시 논의키로 했다.

jmstal01@newsis.com, whynot82@newsis.com, nowest@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