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섬·빗물펌프장에 '콤팩트시티'…청년주택+생활SOC

기사등록 2019/08/22 11:00:00

서울시, 저이용 공공부지 복합개발 모델…설계안 공개

역세권·수변공간 이점 살린다…공공주택에 500명 입주

내년 착공, 2022년 하반기 입주...소음·진동·악취 우려도

【서울=뉴시스】연희 혁신거점 조감도. 2019.08.22. (조감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서울시가 공터로 방치됐던 교통섬과 기존 빗물펌프장 부지 등 도심 속 저이용 공공부지를 복합개발해 청년 맞춤형 '콤팩트 시티'(Compact City)'를 만든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2일 연희·증산 혁신거점 설계공모 당선작이 제시한 설계안을 공개했다. 연희지구는 조민석 건축가(㈜건축사사무소 매스스터디스), 증산지구는 이진오 건축가(㈜건축사사무소 SAA, 스키아,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바람부는연구소)의 안이 각각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대상지는 경의선숲길이 끝나는 연희동 일대 교통섬 유휴부지(4689㎡)와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앞 증산빗물펌프장 상부를 포함한 부지(6912㎡) 등 2곳이다.

이들 대상지는 역세권에 위치해 청년들의 직주근접 콤팩트시티를 실현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임에도 도로로 둘러싸여 주변과 단절되고 공간 활용이 효율적이지 못했던 곳이다.

'교통섬 위 공공주택'으로 재탄생할 경의선숲길 끝 교통섬 유휴부지는 청년활동시설과 생활SOC(사회간접자본)가 결합된 청년주택이 들어선다.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경의선숲길과 가좌역(경의중앙선), 홍제천을 연결하는 보행 거점에 위치한 특성을 살린 것이다.

연면적 9264㎡, 지상 7층 규모로 200인 내외의 가변형 청년주택과 청년창업지원센터, 도서관, 청년식당, 마켓, 옥상텃밭, 운동시설 등이 배치된다.

시는 빗물펌프장 시설을 신설하고 빗물펌프장을 인공지반으로 활용해 주거와 어우러지면서도 홍제천을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레벨을 구현할 계획이다.

또 홍제천변에 이미 조성돼 있는 자전거길을 연장해 건물 주변을 잇고 1층에 카페와 식당 등을 배치한다. 건물 앞에 위치한 내부순환도로 소음에 대비해 전면부에는 실내정원, 피트니스센터 같은 공공시설이, 후면부에는 주거공간이 만들어진다.

3개 철도 노선(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인접한 증산빗물펌프장 부지는 서울 서북권과 일산, 파주, 운정 등 수도권 신도시를 연결하는 관문지역이다. 수도권 통근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청년주택이 조성된다.

기존 빗물펌프장 상부에 데크를 설치, 새로운 지층을 만들어 연면적 1만349㎡, 지상 13층 규모의 복합시설로 구축된다. 1인주택(100가구)과 공유주택(65가구)가 결합해 총 300여명이 입주 가능한 청년주택과 공유오피스, 코인빨래방, 공유키친, 공공피트니스, 농수산물 마켓 같은 생활SOC(3047㎡)가 들어선다.

시는 주거공간이 바로 앞 불광천 방향과 남향으로 면하도록 계획해 채광과 조망권을 극대화하고 테라스식 주택을 계단형으로 배치해 테라스를 텃밭 등 공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뉴시스】증산 혁신거점 조감도. 2019.08.22. (조감도=서울시 제공)
시는 선큰을 통해 DMC역으로, 보행데크를 통해 불광천 수변공간으로 각각 접근할 수 있도록 보행 네트워크도 구축해 기존에 도로로 단절됐던 지역을 잇는다.

빗물펌프장 상부에 짓는 주택이라는 점에서 소음, 진동, 악취 등이 우려되기도 한다. 시는 설계공모 전 관련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충분히 대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실시설계 단계에서 전문가 참여·자문을 통해 최적의 대안도 수립할 계획이다.

실제로 시는 펌프 진동·소음 저감을 위해 펌프실 공명형 타공판 시공, 펌프 방음박스·뜬바닥구조 적용, 배관용 방진스프링, 펌프장 직접상부 지역편의시설 배치, 면진장치 적용, 외부소음을 고려한 방음대책 수립 등 다양한 공법과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구조안전의 경우 펌프장 기둥 단면을 확대·보강해 상부 지지를 가능하게 한다. 펌프장 흡수정을 악취가 유출되지 않는 밀폐형 구조로 계획하고 흡수정의 주기적 준설과 청소관리로 악취예방에 나선다.  필요시에는 탈취시설을 검토해 추가 적용한다.

시와 SH공사는 이달 말 본격적으로 설계에 착수해 연내 지구계획 수립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와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들은 2020년 1월 공공주택 통합심의, 2월 지구계획 및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거쳐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이후 실시설계를 거쳐 2020년 하반기 착공, 2022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는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공공주택 공급을 늘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10% 이상으로 높여나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저이용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최고의 건축가를 선정해 청년주택과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생활SOC를 함께 조성하고 지역의 활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이 사업을 통해 단절된 도시공간의 활력을 불어넣고 디자인혁신을 통한 새로운 청년주택의 모델로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도심 속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콤팩트시티의 일환으로서 저이용 도시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서울시 내 기반·공공시설과 주택·생활SOC 복합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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