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에 따른 브렉시트는 '백스톱'에 발목
정부 불신임투표,10월31일까지 불가능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영국의 저명한 싱크탱크 '정부연구소(IFG)'가 1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제 영국 하원은 아무런 협상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막을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정부연구소는 불신임투표 시행, 조기 총선 등 그동안 야당과 언론 등이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제시했던 방안들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한 보고서 '보팅 온 브렉시트(Voting on Brexit)'를 내놨다.
보고서의 결론은 "그 어떤 방안으로도 노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협상안에 따른 질서 있는 탈퇴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이야기이다.
현재로서 협상에 따른 브렉시트, 즉 딜(deal) 브렉시트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은 EU와 정부가 10월31일(브렉시트 예정일)까지 12주 내에 새로운 합의에 도달한 뒤 의회 과반수의 찬성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 행정부는 현재 '백스톱(아일랜드 국경에서 통행·통관 자유를 보장한 안전장치)' 조항을 파기하지 않는다면 재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일랜드 역시 백스톱 부분에서 양보는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들의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조 오언 정부연구소 브렉시트 담당자는 "의원들은 정부의 접근법을 변화시키겠다고 발언하지만 의회 내에서 그들의 주장은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그들의 자신의 주장에 대해 의원 과반의 찬성을 얻게 될지라도 (탈퇴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주장을 이행할 기회를 얻기 힘들 것이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당시 의원들은 브렉시트 협상안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도전할 대안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현재 새로운 움직임이나 의회에서 다룰 브렉시트 안건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노딜 브렉시트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새로운 전술을 내놔야 할 것이다"고 부연했다.
존슨 행정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 역시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영국 의회법에 따라 불신임 투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5주간의 선거기간을 부여한다. 불신임 투표를 통해 정부가 해산된 후에도 의회에 닥칠 비상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의 총리는 약 2주 동안 추가적으로 집권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연구소는 "이러한 시간을 계산해봤을 때 10월31일 전 투표를 시행하기는 상당히 빠듯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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