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美국방, 호르무즈 파병 요청?…軍 “원론적 입장일 뿐”

기사등록 2019/08/09 19:16:20

한미 국방장관 회담서 호르무즈 항행 자유 언급

에스퍼 "호위 연합체 구성 국제사회 협조 당부"

국방부 "원론적 입장일 뿐 공식 파병 요청 아냐"

軍, 청해부대 작전 확대 등 선박 보호 활동 검토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8.09.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오종택 김성진 기자 = 한국을 찾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구성에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미국이 한국군의 공식 파병을 요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9일 국방부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이날 정경두 장관과의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중동지역의 중요성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 장관은 한국도 호르무즈 해협 방어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한국 국민과 선박도 해협을 이용하고 있어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공식적인 요청을 한 것이 아닌,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만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한미간 민감한 현안인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구성 문제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나온 것이어서 사실상 공식요청을 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내용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긴 했지만 한미 고위급 채널을 통해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군 당국은 지난 6월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에 대한 안전 조치로 인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병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구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서울=뉴시스】 훈련하는 청해부대 특수전요원들.

정 장관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미국 측 요청 여부에 대해 "미 측에서 파병 요청을 직접 받지는 않았다"며 "다만 중동 지역의 안보 환경 변화가 우리 선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런 것을 선제적으로 다 검토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해부대의 작전 영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할 경우 국회의 파병 동의가 필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청해부대 파견연장 동의안은 파견 인원을 '320명 이내', 파견 전력을 '4000t급 이상의 구축함 1척'으로 명시했다.

따라서 청해부대의 파병 규모를 이 정도로 확대하면 국회의 추가 동의가 필요 없을 것으로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

ohjt@newsis.com, ksj87@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