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 비당권파 10명 전원 탈당키로…"제3지대 신당 구축"(종합)

기사등록 2019/08/08 12:10:14

12일 기자회견서 탈당 결행…사실상 分黨 수순

정동영과 추가협의 가능성도…"극적타협 있길"

바른미래 연대엔 "우리가 먼저 손내밀지 않아"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안정치연대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지은 이재은 기자 =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 전원이 8일 평화당을 떠나 '제3지대' 신당 구축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오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결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분당'(分黨) 수순을 밝는 것이다. 다만 당권파인 정동영 대표와의 추가 협의 시간은 아직 남아 있어 극적 타협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당권파인 유성엽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가진 직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아주 무겁지만 결연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임했다"며 "오늘 대안정치 소속 의원 전원이 평화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평화당은 현재 소속 국회의원 14명과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에서 활동하는 박주현·장정숙 의원까지 16명이다.

이 가운데 대안정치에 속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종회·박지원·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0명이다.

유 원내대표는 "창당 1년 반 만에 당을 떠나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며 "그러나 '제3지대 신당'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한다. 변화와 희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당원 여러분도 동의해주실 것이라 본다"고 했다.

평화당은 최근 제3지대 신당 창당을 놓고 '당내 기구를 통해 제3지대를 모색해야 한다'를 당권파와 '정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즉각 사퇴가 선행돼야 한다'는 비당권파가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갈등을 빚어왔다.

유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정 대표는 '함께 하자'는 거듭된 제안을 끝내 거부했다"며 "원활하고 신속한 제3지대 신당을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자고 했지만 이를 당권 투쟁으로 받아들이고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머지않아 다시 한 길에서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지금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여의도의 정치개혁이 절실하다. 대안정치가 변화와 희망의 시작을 알리고 이끌어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이념을 떠나 민생 정치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이 모여 새로운 제3지대 신당을 건설할 것을 제안한다"며 "새 인물을 만나겠다. 저희 의원들 모두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와 희망을 위한 '밀알'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탈당을 결의한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은 오는 12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진로와 방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에 앞서 중앙당과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탈당계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인 장정숙 의원은 탈당이 불가한 만큼 탈당계가 아닌 원내대변인 등 당직 사퇴서를 낼 예정이다.

대안정치 대표직은 당분간 유 원내대표가 병행해 맡기로 했다.

그는 "원내대표는 현역이 맡아야 해서 제가 맡지만, 대표는 거듭 입장을 천명한 대로 외부에서 모시는 것에 변함이 없다"며 "모시고 오기 전까지 임시로 하는 것이지 정식 대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유 원내대표는 탈당 규모가 대안정치 소속 외에 더 늘어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김경진 의원도 함께 탈당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황주홍·김광수 의원은 탈당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평화당 전체 SNS 방에 중재안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며 탈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탈당 기자회견을 오는 12일에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 대표와의 추가 협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 원내대표는 "어제 제가 마지막으로 정 대표를 만나면서 '12일에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니까 정 대표가 '그 전까지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며 "저희가 오늘 탈당 입장을 밝혔지만 궁극적으로 결행이 안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이러한 상황까지 오게 된 데에는 모든 사람의 책임이 있겠지만, 모든 이유를 떠나 정 대표가 책임지는 게 맞기 때문에 대표직을 내려놓길 바란다"며 "주말을 보내면서 대화를 통해 극적인 타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비교섭단체 등록 여부에 대해서도 "불행하게도 탈당을 결행하고 그 이후에 전개가 될 때 비교섭단체 등록을 하려고 한다"며 "그 과정에서 김경진 의원이나 무소속인 이용호·손금주 의원도 함께 포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등과의 제3지대 구축 연대 여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그분들의 선택과 판단에 달려있지, 저희가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을 것이다. 바른미래당 일부가 제3지대에 합류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갈 일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으로 복당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제가 볼 때는 바른미래당이 평화당보다 상태가 훨씬 더 안 좋다"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바른미래당으로 들어가는 길을 생각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kkangzi87@newsis.com,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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