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 反송환법 총파업 돌입…대규모 항공기 결항 우려

기사등록 2019/08/05 09:22:48

홍콩 민항처 직원 3분의 1 병가…항공기 이착륙 차질 불가피

MTR·버스 등도 타격 불가피…20개 분야 50만명 파업 나설듯

【홍콩=AP/뉴시스】범죄자의 중국 인도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2달 간 계속되는 가운데 4일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이날로 예정된 시위에 참가한 홍콩 시위대가 우산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전날 20명이 넘는 시위대원들을 체포했다. 2019.8.4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범죄인 인도법(逃犯條例·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5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대규모 항공기 결항이 예상되는 등 사실상 홍콩이 멈춰설 위기에 처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공항당국은 이날 국제공항 활주로 2곳 중 한 곳만 운영할 예정이다. 민항처 항공교통관리부 항공 관제사 20여명이 이날 총파업 참여를 위해 집단 병가를 내면서 운영 인력이 부족해져서다.

SCMP는 홍콩 국적 항공사인 케세이 퍼시픽과 여행객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1000편 이상 상업 항공기가 국제공항에 이착륙할 예정으로 이중 511편은 출발편이다.한 항공사 승무원은 SCMP에 "항공사들이 항공편 운항이 지연되고 결항도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해 직원들을 대기시켜둔 상태로 안다"고 말했다.

명보(明報)도 민항처 항공교통관리부를 인용해 관제사를 포함한 직원 3분의 1이 총파업에 호응해 병가를 냈다고 전했다. 명보는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능력이 68편에서 34편으로 줄어들었고 활주로는 6일  오전 6시까지 2곳 중 한 곳만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민항처 측은 "공항 운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승객들은 공항에 나가기 전 항공편을 확인하라"고 촉구했다.

반송환법 시위 주최 측은 오전 7시30분부터 위엔룽역 등 4개 지하철 MTR 역사에서 비협조 전술이 시작된다고 예고했다. 시민들이 MTR을 타고 센트럴, 침사추이, 몽콕 등 도심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홍콩 철도노조연맹과 MTR노조는 조합원들에게 총파업 참여를 요청하지 않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콩 버스 운행도 축소되거나 멈출 것으로 보인다. 홍콩 버스노조 관계자는 버스 운전사 상당수가 이날 병가를 냈다고 SCMP에 전했다.

SCMP는 시위 주최 측을 인용해 금융과 항공, 식음료 등 20개 이상 분야에서 50만명 이상이 총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홍콩 노총 위원장인 캐롤 응은 "이번 파업은 전도시적인 파업"이라면서 "지난 6월9일 시위에 10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업 참가 인원이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SCMP는 시위 주최 측이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홍콩 공무원들에 총파업 동참을 호소하고 있으며 행정부 청사가 위치한 7곳에서 '파업(work stoppages)'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위 주최 측이 항만 터널 봉쇄와 버스 정류장 포위 등도 예고했다고 했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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