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 동부지검 차장 사의…"인사는 메시지"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라인서 차장검사
법조계, 文정권 수사참여 검사 '좌천' 분석
권 차장검사는 31일 법무부의 인사 발표로 서울고검 검사로 전보되자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사의를 표명했다.
권 차장검사는 사직 인사 글에서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성경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시작한 검사 생활 20년 3개월을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마지막 공직 생활을 서울동부지검에서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는 메시지라고 한다"며 "다른 분들에게는 다르겠지만, 제게는 '그래, 수고했어. 충분했어'라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린다"며 덧붙였다. 권 차장검사에 앞서 한찬식(51·21기)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 취임을 이틀 앞두고 사의를 밝힌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던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에 대해 '좌천성' 인사가 단행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차장검사와 함께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동부지검 주진우(44·31기) 부장검사는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임명됐다. 서울동부지검에서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형사6부를 맡은 주 부장검사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그 영향으로 소규모 지청으로 발령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남부지검의 김영일(47·31기) 전 부장검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1담당관으로 전보돼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의 상관이었던 김범기(51·26기) 전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는 검사장 승진에서 고배를 마시고., '한직'이라 불리는 서울고검의 형사부장으로 전보됐다. 권익환(59·23기) 전 서울남부지검장은 윤 총장 취임 이전인 지난 15일 사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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