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자산매입 재개하나

기사등록 2019/07/25 23:21:31

ECB "더 낮은 수준의 금리" 문구 추가

드라기 "경기 침체 위험 크지 않아"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카메라를 보며 웃고 있다. 2019.07.25.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추가 자산매입 가능성도 열어 놨다.

25일(현지시간) CNBC, AP통신 등은 ECB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고 보도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현재와 같은 마이너스(-) 0.40%와 0.25%로 유지하기로 했다.

마이너스 예금금리는 유로존 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길 때 이자를 받지 않고 내야 한다는 의미다. 한계대출금리는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 부담하는 금리다.

ECB는 최소한 2020년 상반기까지 주요 금리가 "현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통화정책회의 당시의 발표에서 "더 낮은 수준"이 추가됐다.

아울러 신규 자산매입 재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CB는 2015년 3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가 유로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2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유로존은 유럽연합(EU)의 단일화폐인 유로를 사용하는 19개 국가들을 뜻한다. 

ECB는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로 방향을 바꾸려 했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맞닥트렸다. CNBC는 "ECB는 지난해 정책을 정상화하고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같은 다른 중앙은행을 따라잡으려고 했지만 이제 이런 은행들 대부분이 유턴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통화당국이 목표치를 밑도는 현재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부양책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ECB는 6월 기준 연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 1.3%에 그친 데 대해 우려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는 ECB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할 경우 어떤 종류의 자산을 매입할지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 지역의 성장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어있다"며 유로존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 회복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지역의 경기 침체 위험은 크지 않다고 발언해 적극적인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는 제동을 걸었다.

유로존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4로 예상치(47.7)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유로존을 이끄는 독일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월 45.0에서 7월 43.1로 떨어졌다.

10월 퇴임을 앞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미 경기부양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18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리는 중앙은행 포럼에서 "앞으로 경기 전망이 나아지지 않고 인플레이션도 변동이 없으면 추가 경기 부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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