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당국 "北 두 번째 미사일 690여㎞ 비행…새로운 형태"(종합)

기사등록 2019/07/25 15:58:13

당초 모두 430㎞로 발표했다가 美와 공동 분석 후 정정

"美측 다양한 탐지자산 운용…한미 정확한 제원 분석 중"

'이스칸데르' 개량형 추정…단분리 등 비행거리 늘린 듯

軍 "한반도 긴장완화 도움 안돼…군사적 도발 중단해야"

【서울=뉴시스】합동참모본부는 2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두 발의 단거리 미사일 중 한발이 690여㎞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오종택 김성진 기자 = 군 당국은 북한이 77일 만에 동해상으로 발사한 두 발의 단거리 미사일 중 한발이 690여㎞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비교적 낮은 고도 50여㎞로 비행해 700㎞에 이르는 사거리를 보여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로 평가된다.

합참 관계자는 25일 "현재까지 한미가 공동으로 평가한 두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690여㎞"라며 "새로운 형태로 발사된 부분이 있어 추가적인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오전 5시34분과 5시57분께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430㎞"라고 전했다.

당초 두 미사일이 비행거리가 비슷한 것으로 분석했지만 미국과 관련 정보를 공유해 추가 분석한 결과 두 번째 미사일이 260여㎞ 더 비행한 것으로 정정했다.

두 발의 미사일 발사 모두 군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 등에 즉각 포착됐지만 두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미측과 상이해 공동의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서울=뉴시스】 북한이 25일 동해상으로 두 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5월4일 북한이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추정 미사일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쳐)  

합참 관계자는 "미측에서 다양한 탐지자산을 운용한 결과 두번째 발사된 미사일에 대해 비행거리를 좀 더 길게 평가하고 있어서 한미 정보당국간 정확한 제원을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미사일의 사거리는 430㎞로 한미 간에 이견이 없었지만 두 번째 미사일의 경우 사거리가 달라 추가 분석결과 690여㎞로 결론 내렸다.

두 미사일 모두 강원도 원산 위쪽 호도반도 지역 일대에서 발사됐으며, 고도 50여㎞로 비행해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5월9일 발사한 비행거리 420여㎞의 미사일과 유사한 패턴의 비행궤적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군 당국은 두 발 모두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했지만 두 번째 미사일의 경우 같은 고도에서 비행거리가 더 길었던 만큼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김준락 합참공보실장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북한 원산 단거리 미사일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7.25. yesphoto@newsis.com

합참 관계자는 "(두 미사일 기종이) 다를 수 있다"면서 "새로운 형태로 (궤적이나 비행패턴 등은) 추가적인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탄도탄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두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토대로 북한이 지난 5월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두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늘어난 만큼 이스칸데르를 개량한 새로운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첫 번째 미사일은 고도가 너무 낮기 때문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지만 두 번째는 사거리가 더 길면서도 낮게 날아 새로운 신형 미사일이나 이스칸데르 변종일 수 있다"며 "(미사일 본체에) 날개를 달거나 단분리 방법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깜짝 만남이 이뤄진 뒤 북미 대화가 진전을 보이지 않자 최근 군사적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서울=뉴시스】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노동신문)

북한은 지난 23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확충한 신형 잠수함을 김 위원장이 참관한 데 이어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군사적 움직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해 왔으며,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러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합참도 "발사체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한미 당국이 분석 중에 있으며,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이던 것을 사전에 포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을 발사한 원산 인근 지역에서 공개 활동을 했고, 미사일 발사 준비를 위한 차량 이동 등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과정을 참관했을 가능성에 대해 "최근 김정은(국무위원장)이 (발사장소) 인근 지역에서 체류하며 공개 활동이 있었고 관련 동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ohjt@newsis.com,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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