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베이징 아닌 상하이서 재개되는 이유는

기사등록 2019/07/25 10:27:46

정치 이슈 아닌 경제 문제라는 것 강조하려는 의도

중국 무역전 전략 수정 일환

【상하이=신화/뉴시스】지난달 7일 중국 상하이 상공이 심한 스모그로 뒤덮혀 있다. 2013. 12.04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미중 무역협상이 오는 30일 중국 수도 베이징이 아니라 금융 허브도시인 상하이에서 재개된데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적인 사안과 무역 사안을 분명하게 구분해 논의를 진행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무역협상 장소로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를 선택한 것은 정치적 이슈 대신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완화, 중국의 미국 농수산 구매 등 경제적 사안에 초점을 두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이 장기적인 무역전쟁에 심리적 준비를 마쳤고, 그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젠광(沈建光) 징둥디지털과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무역은 무역이고, 정치는 정치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미국 측에 계속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 이코노미스트는 “상하이를 회담 장소를 선택한 것은 중국이 화웨이 제재 완화, 미국 농수산물 구매 등 경제적 이슈에 관심이 있고, 해결하기 어려운 정치적 이슈에는 관심이 없음을 보여준다”면서 “상하이 협상에서 아주 적은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창젠 바클레이즈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하이를 회담장소로 선택한데 대해 “이는 회담초기에 중국 경제모델의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수입과 관련한 특정 사안에 더 초점을 두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창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장기전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회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을 엇갈리고 있다.

중국 시틱은행의 랴오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장소가 바뀌면서 협상에 '신선한 기류'가 유입될 것"이라면서 “중국 개혁개방과 경제의 심장부인 상하이에서 협상을 개최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주장했다.

맥쿼리캐피탈의 이코노미스트인 래리 후는 “상하이는 미중 관계에 독특한 역할을 했다”면서 미중 화해의 물꼬를 튼 1972년 상하이코뮈니케를 상기시켰다.

상하이는 지난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 저우언라이와 회담하고 양국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내용이 담긴 상하이 코뮈니케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반면 AXA투자운용의 아이단 야오 아시아 신흥시장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회담하고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이후 양국의 대면 협상이 이뤄지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면서 ”이는 양측간 갈등이 여전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야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잇단 우호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여전히 갈등의 골이 깊다"면서 ”특별한 전략 없이 어느 쪽도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CNBC의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회담장이 상하이로 옮겨진데 대해 므누신 장관은 1972년 상하이 코뮈니케가 미중 관계를 정상화하는 중대한 조치로 여겨지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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