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무역제재는 국제 추세 역행…中에 배상한 전례와도 모순"

기사등록 2019/07/05 16:47:21

민주연구원 박혁·강병익 연구위원 보고서 발표

"배상판결은 사법부 독립적 판단…존중해야"

"개인청구권 유효…日정부도 완전 부정 안해"

독일·네덜란드·프랑스 전범기업 배상사례도 제시

【서울=뉴시스】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로고. (자료=민주연구원 제공)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최근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의 보복성 무역제재는 국제 사법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며 일본이 과거 중국의 강제동원 피해자에 사죄하고 배상한 전례와 모순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연구원 박혁·강병익 연구위원은 5일 이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이슈브리핑'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일본 전범기업의 강제동원 배상판결은 행정영역이 아니라 사법부의 독립적 판단이기에 어느 나라든 존중해야한다는 내용과 일본 전범기업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청구권은 유효하다는 내용, 독일 등 다른 해외 전범기업들의 강제동원 사례가 담겼다.

연구위원들은 "일본 경제보복의 시발점인 한국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 강제동원 배상 판결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시작된 삼권분립에 따른 독립적 결정"이라며 "정치나 외교문제가 아닌 법의 문제다. 일본이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면서 경제보복에 나선 것은 한국 행정부가 사법부 판결을 뒤집으라는 것으로 민주국가의 근간을 부정하는 억지"라고 밝혔다.

이들은 "중대한 불법행위나 인권침해에서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피해자 동의 없이 국가 간 합의만으로 일방적으로 소멸될 수 없다고 보고 민간 배상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이 국제 사법의 흐름"이라며 "국가 간 배상이 이뤄진 경우에도 강제동원 해당 기업들에 대한 민간 배상이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에 따르면 독일은 1990년대 이후 2차 세계대전 피해국에 배상금을 지급한 것 외에 민간인들을 강제동원한 기업들에 대한 개인 배상청구권을 인정했다. 1958년부터 1988년까지 ▲지멘스 ▲벤츠 ▲크룹 ▲AEG ▲폭스바겐 등 기업들은 강제노동 피해자들에 대해 자발적으로 보상한 금액은 1억1850만 마르크였다. 이는 당시 시세로 약 830억원 규모다.

2차 대전이 시작된 1939년부터 종전까지 독일 군수공장과 민간업체들이 벨라루스,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에서 끌고 가 강제노동을 시킨 인원은 840만명에 달한다.
 
전범기업인 네덜란드 국영철도(NS)의 경우 피해 생존자에게 약 2000만원씩, 희생자 후손에게 650만원에서 900만원씩 지급키로 했다. 2차 대전 당시 나치에 협력해 현재 가치로 약 32억원 상당을 받고 네덜란드 거주 중인 유대인 10만7000명을 베스터보르크 수용소로 강제 이송한 탓이다.

마찬가지로 전범기업인 프랑스 국영철도회사(SNCF) 역시 나치 지배 당시 유대인 7만7000여명을 기차에 태워 아우슈비츠 등 수용소로 강제이송한 바 있다. SNCF는 2014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피해자와 가족을 위해 약 670억원의 배상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연구위원들은 또 일본의 전범기업은 이미 중국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배상한 전례가 있음을 언급하며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2014년 일본 미쯔비시 중공업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중국 법원에 강제징용 배상 소송을 제기하자 2016년 피해자 3765명에게 1인당 10만 위안(1880만원 상당)을 지급키로 합의하고 반성의 뜻을 표하면서 기금 설립과 함께 다음 세대에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기념비도 세우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구위원들은 일본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강제동원 피해자의 개인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하는 것도 틀렸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일본정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불법적 강제동원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법적 배상을 원천적으로 부인했다. 이에 일본 기업의 불법 강제동원에 대한 피해자들의 개인배상청구권이 소멸되지 않는 것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정부도 개인배상청구권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1992년 일본 외무성 야나기다 순지 조약국장은 의회 답변에서 "일·한 청구권 협정에서 양국간 청구권 문제가 최종적으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것은 양국이 국가로서 갖고 있는 외교 보호권을 서로 포기했다는 것이지 개인의 청구권이 국내 법적인 의미로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고 한 부분, 2018년 일본 고노 타로 외상이 외무위원회에서 "한일협정에서 개인청구권 자체는 소멸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부분을 예로 들었다.

연구위원들은 아울러 "일본 변호사 100명은 배상판결에 대한 공동성명에서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한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했고 일본 내 변호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이 잘못됐다는 여론이 35% 이상이었다"고 덧붙였다.


jmstal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