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헬로모바일은 독행기업, 알뜰폰 부분 분리매각해야"
LGU+ "알뜰폰 유지해 선택권 높일 것..경쟁사 본질 흐리기"
1통신사 1알뜰폰 자회사도, 이동통신 도매시장 왜곡도 쟁점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따른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함께 '분리 매각' 입장을 공식 표명하며 어깃장을 놓았기 때문이다. '헬로모바일'은 가입자를 기준으로 알뜰폰 업계 9.8% 점유율을 차지한 1위 업체다. SK텔레콤과 KT는 알뜰폰 시장 왜곡과 경쟁 저하 등을 우려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반면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유지해 소비자 선택권을 높인다고 반박했다. 특히 케이블 사업자 인수합병 심사의 핵심은 M&A에 따른 경쟁 제한성 여부, 방송의 공적책임 확보 여부로 경쟁사들이 알뜰폰을 부각해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항변했다.
LG유플러스는 CJ ENM과 CJ헬로 지분 50%+1주를 인수키로 결정하고,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인·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전세계적으로 미디어 산업의 재편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IPTV의 케이블TV를 인수는 불가피하다는 데서는 이통 3사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알뜰폰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공정위 판단에도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2016년 SKB+CJ헬로비전 발목 잡았던 독행기업 여부에 '촉각'
이동통신시장에서 CJ헬로의 가입자 점유율은 1.2%에 불과하다. 관건은 CJ헬로가 보유한 알뜰폰 '헬로모바일'이다.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는79만명으로 알뜰폰 시장에서 9.8%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39만명)와 합병시 가입자는 118만명으로 점유율이 14.7%가 된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CJ헬로의 '독행기업(Maverick)'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독행기업은 시장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이익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는 기업을 뜻한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SK브로드밴드의 CJ헬로비전(현 CJ헬로)의 기업결합을 불허하며, CJ헬로비전이 이통시장에서 '독행기업'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즉, 이통사에 강한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는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이 인수할 경우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알뜰폰 시장 축소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그 동안 알뜰폰은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고 독립해서 사업을 영위하면서 이통사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며 "2016년 이후 알뜰폰 시장 환경 및 정책의 큰 변화는 없으며 CJ헬로에 대한 공정위 독행기업 판단 근거 및 시장 상황 역시 현재까지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독행기업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CJ헬로는 2013년 24%였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는 10% 미만으로 줄었고, 알뜰폰 매출액 증가율 역시 2015년 27%를 상회하다 2016년부터 급격히 감소해 지난해에는 역성장을 했다는 이유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신시장 1위이면서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합병 시 발생하는 시장의 경쟁제한성 은폐를 위해, KT 역시 자사 알뜰폰 가입자를 뺏길까 두려워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인수를 트집 잡고 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이수차천(以手遮天)의 태도로 발목잡기와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1통신사 1알뜰폰 정책, 유효한가?
하나의 이동통신사(MNO)가 하나의 알뜰폰(MVNO) 사업자만 둘 수 있도록 한 정부 정책을 놓고도 입장차가 갈린다. 정부는 2014년 이통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허용하며, '1 MNO, 1 MVNO 원칙'을 행정 지도했다. 현재 SK텔레콤은 SK텔링크를, KT는 KT엠모바일을,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를 알뜰폰 자회사로 두고 있다.
경쟁사들은 복수의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 진출을 제도적으로 용인할 경우 경쟁사업자 기능 상실, 이통사에 대한 종속성 심화 등을 초래해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및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이통사가 복수의 알뜰폰을 자회사로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 합산 점유율 상한인 50%에 못미친다는 것이다. 해외 역시 MNO 사업자가 복수의 알뜰폰 사업자를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도매시장서 경쟁 왜곡 초래?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이동통신망을 도매로 제공하므로 향후 CJ헬로 인수를 통해 도매시장에서 경쟁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의무제공사업자 SK텔레콤의 도매대가를 인하시키면 KT 역시 경쟁압력에 의해 대가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경쟁사들이 LG유플러스를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시장 왜곡이 발생한다는 논리다.
결합률이 낮은 CJ헬로 가입자를 대상으로 불공정 영업행위, 현금 등 고가 마케팅을 수단으로 결합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수익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헬로모바일 가입자 대부분 KT 통신망을 임대한 가입자이기 때문에 경쟁사의 알뜰폰 도매대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며 "실제 헬로모바일은 9대 1의 비중으로 KT망 임대 가입자, SK텔레콤망 임대 가입자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소비자 선택권 제한 시 정부의 처벌을 받게 되어 있어서 LG유플러스가 타사 가입자를 동의없이 마음대로 전환 또는 유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알뜰폰 활성 국가에서는 타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자회사 사례는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KT 역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알뜰폰 사업 부문 매각에 대해서는 SK텔레콤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이통사들의 '기승전 알뜰폰' 논쟁과 관련해 정치권은 물론 학계에서는 유료방송 M&A 과정에서 기존의 케이블TV가 갖고 있는 지역성과 공공성 확보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통신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 산업에 대해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 방통위가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책 차원에서 유료방송의 다양성, 지역성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시청권 보호를 위한 유료방송의 역할과 획정에 대한 논의를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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