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찰 지난 5월30일 검찰에 체포영장 청구
검찰 "신병확보 신중하자" 기각해
그 사이 고유정 시신 훼손 마치고 청주 行
일부에선 당시 고유정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되면서 결과적으로 신병확보가 지연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검찰은 사실 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4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제주동부경찰서는 고유정의 전 남편 강모(36)씨의 실종상태가 지속되자 일단 고유정의 신병부터 확보할 목적으로 지난달 5월30일 오후 8시13분께 검찰에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당시 체포영장을 신청할 당시 고유정에겐 감금 혐의를 적용했고, 청주 주거지와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동시에 신청했다.
검찰은 그런데 경찰이 신청한 영장 중 체포영장은 기각하고, 압수수색 영장만 받아들여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이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시점은 5월31일 오전 0시31분으로 파악됐다.
이후 검찰이 청구한 영장은 같은날 오전 법원에서 발부됐고, 제주동부경찰서 직원들은 이를 근거로 당일 오전 11시40분께 고유정 청주 집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당시 압수수색에서 고유정이 전 남편 시신 훼손 등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범행 도구를 여럿 확보했고, 같은날 오후 11시30분께 강씨의 DNA가 흉기에 묻어있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한뒤 고유정을 긴급체포했다.
일각에 검찰의 영장 청구가 보다 신속히 이뤄졌더라면 고유정이 전 남편 시신을 훼손을 했던 장소인 김포시에서도 검거할 수도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고유정에 대한 신병확보가 늦춰지면서 훼손된 피해자의 시신 확보가 더욱 어려워 졌던 것 아니냐는 추정이다.
검찰은 그러나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발부하기까지 전 과정을 시간의 흐름대로 따져본다며 사실 관계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고유정이 전 남편 시신을 훼손했던 범행시간은 5월31일 새벽 3시20분께였고, 그 시간에 법원이 영장심사를 진행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하더라도 즉각 이를 집행할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영장심사 결과는 아침에야 나왔을 상황이었기에 고유정의 시신훼손을 막을순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고유정 체포영장을 신청한 때는 이미 밤 8시를 넘은 상황이었는데,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감금 혐의만으로 영장을 청구하기엔 인권침해 소지가 있었다고 당시엔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체포영장은 기각했지만,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은 청구했다"며 "당시 경찰에 '단서가 나오면 긴급체포하라'고 수사지휘까지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구속기소된 고유정은 지난 5월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고유정은 수사당국에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고유정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5일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준비기일에는 출석의무가 없어 고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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