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김밥 등 음식 싸들고 등교
전체 학교 44.1%가 급식 제공 차질
학부모들 "아이들 피해 안 돼" 불만
3일 오전 뉴시스가 찾은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는 점심으로 기존 급식 대신 빵과 우유를 제공하겠다는 가정통신문을 전날 배포했다.
밥 대신 빵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은 일부 학부모들은 손수 식사를 준비해 아이들에게 쥐어보냈다. 저마다 가방이나 쇼핑백에 음식을 담아온 아이들은 오히려 다소 들뜬 모습이었다.
6학년인 유모양은 이날 참치김밥을 싸왔다. 같은 학년의 조모양은 스파게티를 챙겨왔다. 친구들과 각각 음식을 싸오기로 했는데 저마다 다른 점심을 나눠먹을 생각이다.
유양은 "수요일은 맛있는 메뉴가 나오는 날인데 하필 오늘 파업이라 조금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오히려 원하는 것을 싸와 먹을 수 있어 좋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양은 "친구들과 피크닉처럼 같이 먹기로 했다"고 자랑했다.
아직 파업 첫날인 만큼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편하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5학년 권모군은 "왜 급식이 안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음료수와 빵이라고 들었다"며 "불편함은 없다. 평소에도 급식은 맛이 없어서 잘 먹지 않고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을 먹곤한다"고 했다.
6학년 조모양도 "선생님께서 시위하러 갔다고 들었다. 나는 크게 불편한 것 없다"고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 4601개 국·공립 유치원 및 초·중·고교 비정규직 노동자 9만여명이 이날부터 파업에 돌입했고, 전체 학교의 44.1%가 이번 파업으로 인해 급식을 정상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정당한 파업인 만큼 하루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노동권을 가르킬 기회라는 인식이 녹아있는 모습이다.
1학년 남아의 손을 잡고 온 한 학부모는 "하루니깐 불편함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가끔 빵도 먹고 하는 거다"고 했다.
다만 파업으로 인한 불편함을 학생들이 감내해야하는 만큼 불만 섞인 우려가 나오고 있다.
등교길서 만난 2학년 학부모 김모씨는 "가정통신분을 받았는데 별로 좋지는 않다. 애들이 밥을 못먹는다"며 "(파업)하는 것은 좋은데 아이들에게 피해는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학년 학부모 정모씨도 "하루만 급식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불편하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며 난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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