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멤버가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은 이제 이상하지 않다. 몇 년 전만 해도 아이돌이 뮤지컬에 출연한다고 하면 좋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하지만 아이돌이 대거 뮤지컬에 출연을 해도 이제 딴죽을 걸지 않는다.
독일 문호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가 바탕인 체코 뮤지컬 '메피스토' 라이선스 초연(연출 노우성)의 타이틀롤은 모두 아이돌이다.
인간을 타락시켜 신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신과 내기를 하는 악마 '메피스토' 역을 '인피니트'의 남우현, '빅스'의 켄, '핫샷'의 노태현이 번갈아 맡는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캐릭터 '마르게타' 역에도 이제는 뮤지컬배우로 자리잡은 ‘피에스타’ 출신 린지(임민지), '구구단'의 나영이 캐스팅됐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27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 (뮤지컬 이전 형식인) 민스트럴쇼와 보드빌에는 흑인 여가수들이 무대에 올랐고, 브로드웨이 시작 시점에도 대부분의 배우들이 가수 출신이었다"고 짚었다. "지금의 아이돌들과 뮤지컬을 따로 떨어져서 볼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모두에게 존경받으나 사랑에 대한 욕망과 생명에 대한 갈구로 조금씩 파멸의 길로 빠져드는 캐릭터 '파우스트'를 연기하는 신성우, 문종원들도 아이돌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 사람은 이 작품에 출연하는 뮤지컬돌(뮤지컬+아이돌)들이 모두 가르침을 잘 받고 있다고 지명한 이들이다.
문종원은 아이돌들에 대해 "열정과 집중력, 무대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가수 출신인 신성우는 뮤지컬 출연 초기에 텃세에 시달렸다면서도 "많은 연습을 하고 땀을 흘려 믿음을 얻은 뒤 관객을 만나면 실패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한다. 다들 잘하는 친구라 걱정이 없다"고 했다.
노태현과 나영은 이번이 뮤지컬 데뷔작임에도 좋은 평을 듣고 있다. 노태현은 "훌륭한 작품으로 데뷔해 영광", 나영은 "뮤지컬에 대해 자세히 몰랐다. 낯설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 힘든 만큼 배움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타이틀롤들은 극 중에서 파우스트와 몸이 뒤바뀌기 때문에 1인2역을 해야 한다. 뮤지컬 '그날들'과 '바넘 : 위대한 쇼맨'에 출연했던 남우현은 "메피스토는 인간의 욕망을 꼭두각시처럼 이용한다. 파우스트보다 걸음걸이, 말하는 속도, 템포가 전반적으로 빠를 것이라 생각했다. 반면 파우스트는 메피스토보다 템포가 느리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연기 중"이라고 했다. 공연은 7월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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