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 거주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해"
"손주들 중에도 막내, 어릴 때부터 귀염 독차지"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 이강인(19·발렌시아)의 외할머니 김영례(86)씨는 1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김씨는 전남 강진군 성전면 처인마을에서 거주하고 있다.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에 열리는 외손주의 결승전 경기를 TV중계를 보며 응원할 계획이다.
김씨는 "강인이 어렸을 적 별명이 '깡돌이'였다"며 "(이강인)아빠가 그렇게 불러서인지 또래들보다 공도 잘차고 활달하고 박력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자 10명 중에서도 막내여서 유독 예뻐했다"며 "강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마을회관에 머물며 강진공설운동장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 때도 강인이는 붙임성이 좋아 외갓집에만 오면 웃으면서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해서인지 예의바르게 자랐다"며 "동네사람들을 보면 쑥스러워하지 않고 인사도 잘해 귀염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딸자식 4명 중 막내인 강인이 엄마(강성미씨)가 스페인으로 이사 갔을 때 너무 보고 싶어 강인이 6학년 때 스페인으로 가서 한 달을 살았다"며 "훈련 때문에 힘들었을 것인데도 강인이는 '할머니가 집에 있어서 좋다'고 안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강인이가 국가대표팀 훈련을 위해 파주에 왔다는 말을 듣고 거기까지 가서 얼굴을 보기도 했었다"며 "할머니만 보면 생글생글 웃어주니까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월드컵에서 손주의 경기를 한 경기도 놓치지 않고 다 봤다"며 "강인이가 세네갈전에서 골을 넣을 때는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큰 짐을 어린 손주가 짊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러워서 울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에서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외손주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16일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지만 너에게는 또다른 출발점이 되는 경기가 될 것이다"며 "져도 좋으니까 다치지 말고 지금처럼 예의바르게 커서 너만 바라보고 있는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강인은 광주와 전남 출신인 엄원상·김정민(금호고 졸), 황태현(광양제철고 졸)과 함께 16일 오전 1시 U-20월드컵 우크라이나와 결승전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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