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위, 용산 참사 사건 조사결과 발표
"경찰 진압작전 무모했고 체포과정 가혹"
"검찰, 경찰 위법 여부 소극적으로 수사"
김석기 前청장 서면조사·통신 제외 지적
과거사위는 31일 용산 지역 철거 사건의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당시 검찰 수사본부가 경찰 진압의 위법성 여부 등에 관해 소극적으로 수사했으며 관련 기록 확보를 위한 강제수사에 미진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수사팀이 경찰의 무리한 진압 작전과 관련해 경찰 지휘부 수사를 했어야 함에도 최종 결재권자인 당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등을 서면조사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진압 작전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 대상에도 김 청장의 개인 휴대전화번호가 누락됐으며, 그를 주요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조사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과거사위는 수사 초기인 2009년 1월22일께 수사팀이 화재원인을 철거민 중 한명이 던진 화염병으로 특정하고 이를 전제로 향후 수사를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과잉진압 비판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지휘 계통상 권한이 있는 서울청장이 정식 절차로 결정한 작전이므로 형사상 책임을 묻긴 어렵다"는 수사팀 핵심 관계자 발언과 철거민 구속 심사에서의 검찰 주장 등을 토대로 이미 경찰들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는 무혐의로 방향을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과거사위는 "화재 원인을 밝히는 초기 수사 단계에서 검찰은 철거민과 경찰에 대한 수사를 균형 있게 다루지 못했다"며 "경찰특공대 투입이 화재에 별다른 대책 없이 매우 졸속으로 이뤄졌고 사망자들 대부분 철거민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경찰 책임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더라도 그 과정에서 더 형평을 꾀하는 것이 적절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경찰청 대응문건의 '향후 검찰 수사방향'에 '민정2비서관' 문구가 기재된 점 등에서 청와대 등 개입 의심도 되지만 구체적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화재 및 진압장면을 촬영한 경찰청의 동영상 원본이나 무전기록 등 압수수색이 지연됐던 점도 지적했다. 2009년 1월말 서울경찰청과 경찰특공대, 용산서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의 무전내용을 압수수색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확인한 점도 꼽았다.
무전기록 녹취록과 녹음파일에서 일부가 누락된 경위 및 망루 내부를 촬영한 동영상 원본이 존재하는 지에 관한 수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조사단도 동영상 원본이 실제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사망자들을 영장 없이 긴급 부검한 점도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상 긴급한 경우 영장 없이 부검을 할 수 있고 유가족 동의가 없다고 위법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긴급부검을 하는 만큼 수사지휘에 대해 서면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적절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당시 긴급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과거사위는 "철거민 사망자들 유족들은 10년이 지난 현재도 검찰이 유족에게 최소한의 통지나 참여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시신을 부검한 것을 가장 억울해했다"며 "부검절차가 영장으로 집행되고 유족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참여 속에 이뤄졌다면 검찰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상당 부분 해소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철거민 체포 과정에서의 폭행 등 인권침해 및 경찰과 용역업체 유착 의혹 등도 수사가 미진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경찰 지휘부 진술서 등 수사기록 열람·등사 결정을 내렸음에도 검찰이 이를 따르지 않은 것은 의혹과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수사팀은 유죄가 확정된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경찰 진압의 많은 문제점을 밝혀내고 잘못까지 시인 받았으나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형사처벌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지극히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의심을 객관적 사실인 양 적시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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