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압 공작" "관권선거"…野, '양정철-서훈 밀회' 맹폭(종합)

기사등록 2019/05/28 12:31:40

한국당, 서훈 국정원장 고발…바른미래당은 사퇴 촉구

"국정원 총선 개입 의혹 부를 수 있는 심각한 사안"

"야당 탄압공작 의심" "내년 총선 앞두고 북풍 우려"

"靑, 사안 본질 흐리고 책임 회피 급급…與 오만불손"

"국정원장, 사퇴요구 이전에 스스로 거취 표명해야"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5.28.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준호 이승주 김지은 기자 = 야권은 28일 총선정국이 다가오는 민감한 시기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최근 비공개 회동에 대해 "밀회", "공작회동", "정보 관권선거" 등으로 빗대어 공세를 퍼부었다. 청와대가 국정원장에게 일말의 책임도 묻지 않고, 여권은 사안을 회피하는데 급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 실세와 정보기관 수장의 회동을 두고 "한 사람은 총선 준비하겠다고 나와서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또 한 분은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정원의 책임자"라며 "지금 이 시기에 두 분이 만난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철저하게 어떤 내용들이 오갔는지 여러 방법을 통해서 알아보고 그에 마땅한 대처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선을 1년도 채 앞두지 않은 아주 민감한 시점에 대체 왜 정보기관 수장이 선거 실세와 만나야했는지 국민들의 의구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며 "여당 내 공천 추천자에 대한 정보수집, 야당 죽이기 위한 정보수집, 선거 앞두고 모든 대북정보 및 대내정보의 수집통인 국정원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의 등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정원의 국내정치 관여를 제1적폐로 몰아붙이며 국정원 본연 기능마저도 마비시키려한 정권, 그런 정권이 앉힌 국정원장이 여당 실세와 밀회로 아예 대놓고 직접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냐"며 "최대의 정보 관권 선거가 시작된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5.28.kkssmm99@newsis.com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모든 노력을 총선승리에 맞추고 있는 이 시점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국정원장을 만났다"며 "내년 총선 앞두고 또 다른 북풍이 있을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수석은 "국정원은 간첩 잡는 곳이 아니고 대북접촉 창구다. 통일부보다 더 많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비핵화 협상, 남북정상회담 협상에 앞장서고 있다"며 "또 다른 남북 정상회담을 도모하지 않았나. 그래서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을 도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양 원장과 서 원장의 만찬회동을 "심야 공작회동"으로 규정하고, "야당 탄압공작, 부정선거공작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국가 정보를 총괄하는 엄중한 자리인 국정원장이 대통령의 측근 요청에 따라 공개된 장소에서 만난 것은 정보기관장 자질을 의심케 하는 함량미달의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서훈 국정원장은 책임을 느끼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또 "육군참모총장이 청와대 행정관의 호출을 받고 휴일에 만난 것처럼 이 정권 안보책임자들은 국가, 국민을 위한 안보가 아니라 대통령 측근에 줄 대기 위한 보신에만 힘쓰는 것 아닌지 감히 의심스럽다"며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가안보의 최후 보루로 국정원의 역할이 이미 끝났음을 보여준 서훈 국정원장은 자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사퇴요구 이전에 책임을 느끼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는 것만이 최소한의 도리임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양정철 신임 민주연구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5.14.kkssmm99@newsis.com
한국당은 이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밀회' 논란을 빚은 서훈 국정원장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당내 국회 정보위원 및 원내부대표단을 중심으로 국정원을 항의 방문한다.

바른미래당도 현 정부 실세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심야 회동을 놓고 국정원의 총선 개입 의혹을 부를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민감한 시기에 국정원장이 여당의 총선전략을 책임지는 대통령의 최측근과 장시간 만난 것은 국정원의 정치개입 시비를 자초하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나아가 두 사람이 대체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에 따라서 국정원의 총선 개입 의혹을 부를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국정원장과 대통령 최측근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서도 최소한 주의라도 주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상식적인 대응이다"라며 "청와대와 국정원장을 비롯한 여권 전체가 이 사안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몹시 오만불손하며,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의동 원내부대표는 "서훈 원장과 양정철 원장의 4시간 회동은 일과 후 '사적인 만남'이 아니라 '금지된 만남'이다"라며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막기 위한 국회의 제도적 노력이 아무리 커도 이처럼 이러한 노력을 보란 듯이 무력화시키는 국정원장과 여당 싱크탱크 원장의 비정상적 만남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2019 글로벌인텔리전스 서밋' 개회식이 열린 2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서훈 국정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5.27.  scchoo@newsis.com
유 부대표는 "적폐청산은 바로 이런 행위들을 일벌백계하고 국민이 위임한 신성한 권력이 오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즉시 서훈 원장을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양정철 원장도 그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국정원을 정치로부터 자유롭게 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반드시 증명해 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의원은 양정철 원장이 사적인 만남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독대가 아니라도 문제가 분명히 있다. 독대라면 더 문제가 있다"며 "양정철 원장은 '총선 승리의 병참기지가 되겠다'고 들어와서 불과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수많은 총선 관련 행보를 했다. 총선 전략을 짜는 분이 북한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수장인 서훈 원장을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상식적인 추론은 '북한 문제를 총선 국면에서 어떻게 여당에 유리하게 활용할 것인가' 그런 의논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것은 합리적 의심"이라며 "지금 여당은 '일고의 가치 없다', '대꾸할 가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짓밟아 깔아뭉개는 발언을 하고 있는데 상상초월의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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