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양정철-서훈 진실 규명, 한국당 보이콧에 골든타임 놓쳐"

기사등록 2019/05/28 12:16:59

"정보위 열지 못한 유일한 이유는 한국당 반대"

"한국당, 보이콧에도 미사일 회의는 요구…모순"

"독대가 아니라도 문제인데 독대라면 더 문제"

"정치개입 반대 선언했던 정부…진실 규명해야"

"양정철은 이 정권 비선실세, 국민관심은 당연"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북한 발사체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2019.05.06.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바른미래당 소속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이 28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장원장의 만남과 관련해 "진실규명을 위해 정보위원회를 여는 것을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어 골든타임을 놓쳤다"라며 "진실을 덮는 것에 한국당이 오히려 돕지 않았나 걱정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 도중 밖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어제 정보위가 열리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한국당 반대 때문이다.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개의정족수를 채울 수 없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정보위 소속 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에게 물어보니 나경원 원내대표가 열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국회가 정상화한 뒤 일정을 협의해 달라, 국회를 보이콧(거부)하는 상황이라 개의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국회를 보이콧하는 기간에도 북한 미사일과 관련한 정보위 회의를 요구해서 회의를 했다. 불과 며칠 전이다"라며 "그런데 미사일과 관련 회의는 보이콧 중에도 가능하고 서훈-양정철 건은 보이콧 중이라 못한다는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국정원장을 따로 부르겠다는 입장에는 "한국당이 국정원장을 부르면 나오겠나. 나가서 출석할리 없지 않느냐"라며 "하지만 정보위는 다르다. 상임위에서 소환했는데 국정원장이 출석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나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서 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다는 입장에는 "한국당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지만, 진실규명을 하려는 노력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태도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정보위 개최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입장에 대해서는 "당연히 협조적이지 않다"라고 일축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5.28.kkssmm99@newsis.com

이 위원장은 '양정철-서훈 만남'에 최소 약 1시간 이상 독대가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해당 보도를 한 더 팩트 기자와 이야기했더니 당일 9시40분부터 10시45분 사이에는 분명히 둘만 있었던 것 같다. 8시30분에 한 무리가 식당을 떠났고 9시40분에 또 한 무리가 식당을 떠났다고 한다. 이후 식당 종업원들도 퇴근하고 식당에는 다른 손님도 남아 있지 않았다. 10시45분에 마지막으로 서 원장과 양 원장이 나온 뒤에야 식당 전체 불이 꺼졌다고 했다. 두 사람의 독대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최소한 한 시간 이상 독대다"라고 근거를 들었다.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독대가 아니라도 문제인데 독대라면 더 문제다"라며 "여당의 총선전략을 짜는 사람과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수장의 만남에 대해 북한 문제를 총선 국면에서 여당에게 어떻게 유리하게 활용할 것인지를 두고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추론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국정원의 국내 정치개입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수없이 선언했던 정부에서도 그런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라며 "그러려면 정보위를 소집해서 누구를 만났고 무슨 얘기를 나눴고 왜 만났는지 따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국정원측과 겨우 면피성 전화만 잠깐 했다. 그런데 내용은 언론에 보도된 것 이상이 없었다. 여러 명이 만났고 사적 만남이었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이를 입증할 다른 근거를 제시하라고 해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정보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국정원장과 단 1분도 독대한 적이 없다. 하노이 회담이 이뤄지는 날 급히 제안할 아이디어가 있어 연락하겠다며 원장 전화번호를 달라고 5번이나 요청했다. 그런데 정보위원장인 제게도 국정원장은 아무나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며 모두 거절했다. 전화번호도 받지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국정원장은 다른 고위공직자와 달리 접근이 어렵다"라며 "그렇게 접촉과 접근을 제한하는 조심스러운 고위공직자를, 굉장히 민감한 시기에 아주 민감할 수 있는 사람과 만나서 독대를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하다고 본다.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양 원장이 고위공직자도 아닌데 왜 나를 파파라치처럼 쫓느냐고 말한 것과 관련 "고위공직자도 아니었던 최순실씨에게 국민들 관심이 쏟아졌던 것은 그가 고위공직자보다 더 강력한 힘을 쏟는 비선실세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정철은 이 정권의 비선실세다. 그 사람에게 국민의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깔아뭉개는 상상 초월한 오만을 국민들이 심판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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