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좌장 사우디 "재고 줄이자고 권고할 것"
비산유국 대표 러시아 "상황 전개에 따라"
다음달 비엔나 장관 회의 결과에 관심 집중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제재 중인 미국은 우방인 사우디가 생산 증대에 나서 국제원유 시장을 안정시켜주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국가재정에서 원유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사우디는 생산량 감소에 따른 유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을 이끄는 러시아는 시장 점유율에서 미국을 이기려면 증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OPEC의 좌장격인 사우디의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팔리가 세계 원유 공급이 충분(plentiful)하며 재고량은 줄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원유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에서도 생산 증대를 주저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입에 올릴 정도로 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송유관과 유조선 등 원유 시설을 향한 공격이 이어졌다.
그는 이날 OPEC과 비회원국의 산유량 감시를 위한 공동감산감독위원회(JMMC) 회의에 앞서 "혼란과 제재와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우리도 알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고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원유 재고량이 여전히 오르고 있다며 "우리 동료들에게 내가 할 권고는 재고를 줄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현재 가격에 속지 않는다. 시장은 취약하다"며 사우디 왕국은 올해 하반기 감산 정책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만약 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하다고 나타난다면 우리는 생산량 증대를 포함한 선택지를 검토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이 모인 OPEC 플러스(+)의 석유장관들은 다음달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회의를 열고 감산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 빈 총회에서 OPEC+는 하루 평균 12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대 원유 중 하나인 브렌트유 배럴당 가격은 지난해 12월 51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72달러 수준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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