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사주는 누나·호프 사주는 형'에게 회동 제안
오신환 "양쪽 대표 오가며 연락, 심부름 잘하겠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자유로워 손 내밀기 쉬울 듯
【서울=뉴시스】이승주 이재은 기자 =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여야 원내지도부를 만나 '국회 정상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인영·나경원 원내대표 사이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3당 원내대표 자리를 적극 주선한 만큼 꼬인 정국을 푸는 열쇠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오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취임 인사차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교섭단체 각 정당 원내대표들이 세팅됐기 때문에 하루빨리 민생을 돌볼 수 있는 국회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전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에게 형식 제한 없이 한국당과 만날 것을, 나 원내대표에게는 패스트트랙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를 흔쾌히 받아줄 것을 제안했다. 본인은 그 사이 '심부름꾼'이자 소통의 매개체가 될 것을 다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제일 먼저 이 원내대표를 찾아 "한국당이 극한 대치 속에 장외에 나가 있는데 안에 들어오도록 하는 데엔 이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형식 제한 없이 일단 만나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밥 잘 사주는 누나이니, 이 원내대표는 호프타임을 제안해 맥주 잘 사주는 형님으로 자리를 만들어주면 같이 머리를 맞대고 엄중한 상황 속에서 해야 할 일을 찾지 않을까. 그 과정에서 양쪽 대표를 왔다 갔다 하며 연락을 취하는 심부름을 잘하겠다"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나 원내대표를 찾아 "국회 정상화에 있어 민주당이 먼저 손 내밀어야 한다고 본다"라며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무리하게 강행한 부분을 사과하고 나 원내대표가 흔쾌히 받아주면 국회 정상화 물꼬가 되지 않을까"라며 한국당에 힘을 실어줬다.
이어 "이 대표를 만났는데 나 대표가 밥 잘 사주는 누나니까, 맥주 잘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뵙고 지금 상황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오 대표가 패스트정국 이후 경색된 둘 사이의 관계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3자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하면서 국회정상화에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가 높다.
특히 오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추진 당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에서 강제 사보임되면서 비교적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자유로운 편이라, 양당 원내대표에게 손 내밀기도 쉬운 상황이다.
실제로 두 당 원내대표는 만남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오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20대 국회 4년차 원내지도부 구성은 모두 완료됐다"라며 "이는 국회정상화를 위한 구성요건이 완료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 정당이 갖고 있는 탐색전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국회정상화 방안을 만들고 이를 위한 소통을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나 원내대표도 국정을 정상화하려면 각 당이 서로 노력하고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오늘 만남 이후 구체적인 회동 날짜를 잡은 것은 아직 아니지만, 곧 날짜를 잡고 만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joo47@newsis.com,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