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KBS대담서 "취업자수 증가 15→20만명 상향" 언급
4월까지 3달째 15만명 넘겨…두달만에 10만명대로↓
"최근 회복, 기저효과에 불과…실업자수에 주목해야"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3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1000명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1만9000명)을 제외하면 2월(26만3000명), 3월(25만명)에 이어 세 달 연속 정부의 연간 목표치를 웃돈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15만명으로 설정한 바 있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부문에서의 감소세가 지난해 4월부터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달에는 그 폭이 전월 10만8000명에서 5만2000명으로 축소됐다. 울산 지역을 중심으로 화학 제품 업황이 호조를 보였던 덕이다. 지난해 경기 부진으로 감소 폭이 컸던 숙박·음식점업에서의 취업자 수도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로 3개월 연속 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노년층과 20대 청년층이 취업자 수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들어 고용 상황이 작년 대비 양호한 수준을 보이면서 출범 초기부터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가 다소 체면을 차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월평균 취업자 수가 9만7000명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개선 흐름은 명확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4월 고용 상황을 언급하며 "제조업 감소 폭이 완화 추세인데다 숙박·음식점업이 3개월 연속 증가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앞서 상향된 목표치를 제시하면서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KBS 특집 대담에서 "올해 2~3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25만명 수준으로 높아졌고 정부는 그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초 계획상 15만명으로 목표치를 잡았는데 이를 20만명 정도로 상향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의 효과까지 더해지면 목표 달성이 용이해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활동을 하는 주된 연령대인 30~40대 취업자 수의 감소세가 2015년 11월부터 3년 넘게 지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40대의 경우 인구 요인을 감안한 고용률마저 지난해 2월부터 매월 하락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 감소 폭이 7만6000명으로 전월(-2만7000명) 대비 커지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전월 대비 다소 축소된 점도 경시할 수 없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엔 취업자 수가 30만명씩 늘어났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추세는 작년 대비 기저효과에 불과해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며 "실업자가 동시에 늘고 있는 걸 보면 이 정도 취업자 수 증가율이 충분하진 않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4만5000명으로 동월 기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강 교수는 "시장에 의해 일자리가 창출되는 제조업 고용이 부진한 데다 경기까지 좋지 않아 고용 상황은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들어내는 일자리 역시 해고가 어려운 공무원의 특성상 지난해만큼 늘어나기도 쉽지 않아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한편 다른 연구기관들은 정부보다 한층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은 상황이다. 기재부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 예측치는 10만명 내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소폭 높은 10만2000명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 전망치는 12만5000명이다. 반면 민간 연구소 중 가장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LG경제연구원은 정부 일자리 사업 등을 반영해 19만명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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