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코리안 몬스터'의 진화가 계속된다. 류현진(32)이 놀라운 시즌을 만들어 가고 있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16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5승(1패)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다저스는 6-0으로 이겼다.
지난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은 이날도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걸치는 보더라인 피칭으로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워싱턴 타자들은 류현진에 막혀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며 고전했다. 노히트 노런을 이어가던 류현진은 8회 1사 후에야 헤라르도 파라에게 이날 첫 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의 피칭을 숨죽여 지켜보던 관중은 노히트가 깨진 순간 기립박수를 치며 류현진을 더 뜨겁게 응원했다.
그야말로 괴물같은 투구다. 류현진은 이날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2.03에서 1.72까지 낮췄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2위다. 1위는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 중인 밀워키 브루어스 자크 데이비스다.
홈 경기 무볼넷 행진은 아쉽게 끝났다. 류현진은 이날 4회 1사 후 브라이언 도저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올해 홈에서 내준 첫 볼넷이자 올 시즌 3번째 볼넷이다. 하지만 이 점이 화제가 될 정도로 류현진은 올해 볼넷을 보기 힘든 피칭을 펼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작년 8월2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5회 프란밀 레예스에게 볼넷을 준 이후 안방에서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고 있었다. 미국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의 빌 플렁킷 기자는 류현진이 도저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자신의 SNS에 "류현진이 홈에서 66이닝 만에 볼넷을 내줬다"며 "레예스에게 볼넷을 내준 이후 도저를 상대하기까지 242명의 타자를 상대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칼날 제구를 펼치고 있는 류현진은 놀라운 삼진/볼넷 비율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54개의 삼진을 빼앗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3개만 허용했다. 삼진/볼넷 비율은 18.00이다. 이날 볼넷 하나를 내주며 종전 22.5에서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에이스 잡는 에이스로서의 위력도 다시 한 번 발휘됐다.
이날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2019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자다. 그의 올해 연봉은 3833만3334달러로 류현진의 연봉(1790만 달러) 보다 배 이상 많다.
그러나 몸값은 의미가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승2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던 스트라스버그는 6이닝 4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물러나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올해 에이스를 만나면 더 잘 던지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전에서는 잭 그레이키와 맞대결을 펼쳤다. 류현진은 6이닝 1실점 호투로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그레인키는 3⅔이닝 7실점으로 부진하며 패전을 떠안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와도 두 차례 맞붙어 잘 던졌다. 시즌 첫 맞대결이었던 지난달 3일 류현진 7이닝 2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범가너는 6이닝 5실점 난조로 패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2일에는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판정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8이닝 1실점, 범가너는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홈 경기 전승행진도 이어갔다.
류현진은 올 시즌 원정에서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홈에서는 더 압도적이다. 이날 경기까지 홈에서 나선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기며 평균자책점 1.22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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