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타결 염두에 둔 '시간벌기' 해석도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고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은 '10일 오전 0시1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1시1분)'부터 중국에서 출발하는 제품에만 적용된다. 이 시점 이전에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운송되고 있는 제품에는 인상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아울러 중국에서 미국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10일 오전 0시1분부터 중국에서 출발하는 물품들을 상대로 적용되는 관세 인상분 역시 실제 징수까진 시간이 걸리게 된다.
미 워싱턴에선 현재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방문으로 이날부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실제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 및 징수에 시차를 둔 미국의 조치가 협상 타결을 염두에 둔 '시간벌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NYT는 이와 관련해 "(관세 부과 및 징수 시차는) 양측에 합의 도달을 위한 약간의 시간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되면 소급적으로 인상분을 되돌리며 관세를 폐지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합의 타결을 염두에 두고 소급분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은 아직 예단할 수 없다. 류 부총리를 위시한 중국 대표단은 이날 워싱턴에 도착해 미국 즉 대표단과 협상에 착수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튿날 협상 재개를 기약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적재산권 절취 및 기술이전, 정부보조금 등 의제에서 막판 이견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면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진행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우리의 대안은 매우 훌륭하다. 그 대안은 내가 몇 년 동안 얘기해온 것"이라며 '관세 카드'를 재차 과시했다. 그는 또 관세 인상분 적용에 대해 "우리는 서류작업을 시작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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