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교수 “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단축 잘못된 일”

기사등록 2019/04/24 17:20:35

27일 가천대 한국불평등연구랩 개소기념 기조 강연

"민주노총 대화거부하면 제외하고 갈 수밖에 없다"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성남=뉴시스】이준구 기자 =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경북대 명예교수)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이 간판정책으로 간주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이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주도형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 네덜란드, 스웨덴도 국제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이라는 마차를 말(馬) 보다 앞세운 격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해왔으나 그 실천에서는 적극성이 없었으며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정책이 소득주도성장의 간판 정책인 것처럼 간주돼 왔으나 그것은 방향이 잘못 설정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24일 가천대에 따르면 이 교수는 오는 27일 가천대 ‘한국불평등연구랩과 불평등과사회정책연구소’ 개소기념 세미나에앞서 미리 공개된 기조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미나에서 ‘한국의 불평등, 어떻게 할까’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이 교수는 또 “한국에서 현재 사회적 대화만큼 절실한 것이 없다. 민주노총이 계속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이 버스 타기를 거부한다면 제외하고, 버스는 출발할 수밖에 없다. 워낙 경제가 어렵고, 시간은 없으므로 마냥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민주노총 없는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처럼 수출주도형 경제에서는 임금은 생산비와 국제경쟁력에 중요한 변수가 되므로 과도한 임금 인상은 독이 될 수 있어 네덜란드나 스웨덴같이 수출비중이 높은 나라에서는 노조가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있다”며 “임금 인상은 내수중심형 경제에서는 좋은 소득주도성장 수단이 될 수 있으나 수출주도형 경제에서는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상위 10%의 소득 몫이 50%를 넘었다는 한국노동연구원 홍민기 박사의 연구를 인용, 이는 1929년 대공황 때, 그리고 2008년 금융공황 때 도달했던 불길한 숫자라고 경고하고 “이처럼 불평등이 심한 상황에서는 분배 개선이 급선무다. 분배가 개선되면 성장이 따라온다. 성장이 올라가면 고용은 마지막에 따라온다. 분배 개선을 통한 성장, 이것이 바로 소득주도성장”이라며 “비상한 각오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름의 한국판 뉴딜, 즉 대대적 개혁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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