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잠든 '효창공원'…과거·현재·미래는?

기사등록 2019/04/10 11:00:00

서울시,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 발표

'효창원'→'효창공원'→'독립운동 기념공원'

【서울=뉴시스】효창공원 일대 전경. 2019.04.10.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독일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파리 페르라셰즈 묘지공원과 같은 추모공원으로 오는 2024년 탈바꿈하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총면적 16만924㎡)의 과거는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효창공원은 원래 조선 정조의 장자인 문효세자의 묘역인 '효창원'(孝昌園)이 있던 자리다. 문호세자는 1782년 9월 창덕궁 연화당에서 태어나 1784년 8월 세자로 책봉됐다. 그는 1786년 5월21일 창덕궁 별당에서 5세로 죽었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일제에 의해 '구(舊)용산고지'라고 불리며 일본군이 숙영목적과 독립군 토벌, 소탕작전 등을 펼쳤던 비밀작전지로도 사용되기도 했다.

일제는 울창한 송림으로 사랑받았던 효창원에 골프장과 유원지를 지었고 해방 직전에는 묘역을 경기 고양시 서삼릉으로 이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규모는 3분의 1로 축소됐고 도로로 단절되면서 섬처럼 폐쇄적인 공원이 됐다.

문효세자의 묘역이 서삼릉으로 이전되면서 1940년 조선총독부 고시 제208호에 의해 '효창공원'이 됐다.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은 이곳에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했다. 그도 1949년 효창공원에 안장됐다.

현재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삼의사'와 임시정부에서 주석, 비서장, 군무부장을 지낸 이동녕·차리석·조성환 선생 등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이 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봉환되면 안장하기 위한 가묘도 있다.

1960년에는 '제2회 아시안컵' 개최를 위해 효창운동장이 조성됐다. 이후 반공투사기념탑(1969년), 대한노인회관(1972년) 같은 다양한 시설이 난립하면서 효창공원의 역사적 가치는 점점 퇴색됐다.

현재 묘역은 추모행사 때만, 효창운동장은 훈련·연습용도로, 기념관은 단체이용객 위주로 이용하면서 근린공원 수준인 연간 33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어린이대공원 934만명, 보라매공원 835만명, 현충원 223만명의 방문객과 비교해보면 활용도가 높지 않아 보인다.

시는 이날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을 발표하고 "효창공원을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상 속 기념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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